모두의 기억 속에 남아 있겠지만, 우리가 교회학교와 학생회, 그리고 청년 시절을 보내는 동안에는 각각의 모임마다 참 많은 사람으로 가득했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시골이었음에도 주일 뿐만 아니라 저녁에도 어린이 교회학교 예배가 있어서 목요일 저녁마다 교회에 모여 찬양과 말씀을 배우며 하나님을 예배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를 단지 추억으로만 기억할 수 있을 뿐 현실로는 되돌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의 가장 큰 원인은 태어난 어린이들의 수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우리는 그와 같은 통계수치에 사로잡혀 소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미래로 나아갈 수는 없다.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기성세대가 든든하고 아름다운 신앙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성도들은 서로가 연결하여 하나의 거대한 성전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구약의 성도들은 오실 예수를, 그리고 신약의 성도들은 오신 예수를 믿음으로 예수 안에서 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신앙의 연결은 가정을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신앙 공동체를 통해서도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좋은 예들은 이미 성경에 잘 소개되고 있다.
가족의 연결고리를 통해 신앙의 깊이를 이어온 구약의 예는 특히 모세를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신약의 예는 디모데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방 신(우상)을 섬기는 애굽의 문화에서 모세의 어머니는 모세에게 유대적 신앙 전통인 하나님 신앙을 이어준 어머니로 잘 알려져 있고, 디모데는 외할머니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로부터 거짓 없는 믿음을 이어받았다고 성경은 증언한다.
이와는 달리, 우리는 가족보다는 신앙 공동체를 통해서 신앙을 이어온 것으로 보이는 한 예도 찾을 수 있는데, 고라 자손의 경우가 그렇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대로 고라는 모세에게 대항하다가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땅이 입을 벌려서 반역자들과 함께 땅속에 묻혀 죽었지만(민 16장 참조), 그의 아들들은 죽지 않았다(민 26:10-11절 참조). 그리고 후에 고라의 자손들은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을 받았는데, 그 내용은 구약 성경에 잘 소개되어 있다(대상 9:19절과 고라의 자손들이 지었다고 보는 시편의 내용-시 42편-49편, 84편, 85편, 87-88편 참조). 고라 자손들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시편을 읽고 있노라면 그 안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주를 향한 믿음과 사랑이 함축되어 있다. 필자는 고라 자손들이 이렇게 귀한 일에 쓰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지만, 신앙 공동체가 아름다운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본다.
혼탁하여 기독교 신앙이 크게 도전을 받는 이 세대에 믿음을 가진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든든하고 아름다운 신앙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어야 할 것이다. 성경을 보면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 2:20-22절)라고 하셨다. 오늘 나는 가정과 신앙 공동체 안에서 어떤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이홍술 목사
<총회 규칙부장,
평화로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