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는
살아감의 고달픔이
십자가에 피는 꽃으로
큰 위안의 소식이어라.
살롬,
그 때 예루살렘에서
조용히 피어난 꽃이
십자가 위에서
웃고 있네.
동쪽 하늘 고이고
햇살은 곱게
사랑을 안고 오더니
마음이 아파 상처난 자리에
사뿐히 앉는다.
9월의 상념들이
온 몸을 적시듯 감싸오는데
숱한 언어들이
난무하는 길목에선
교통정리가 한창인데
아픈 십자가 아랜
얼음 녹듯
사랑이 아지랭이처럼 피어 오른다.
9월의 상처난 자리엔
평안을 먹고 자랄
십자가는 꽃이어라.
노래 가락 들리는 삶이
보기에도 든든하여라.
오 사랑스러워라.
하늘을 향하여
받들어 섬기는
사람들의 합창소리와 함께
세미한 음성이
기도의 줄로 당겨온다.
더 앞으로 나아가리라.
9월의 밝은 내일이 밝아오누나.
<시작(詩作) 노트>
매월 첫 주일은 내가 31년을 목회한 경천교회를 향하는 날이다. 은퇴한지도 어언 13년째를 맞는다.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항상 설레임은 말할 수가 없이 반갑고 기다려진다. 평안을 얻는 살롬의 축복을 받는다. 만남이 매우 기다려진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경천교회 종탑에 세워진 십자가는 평안의 꽃으로 보인다. 위안이다. 9월은 지루한 여름이 물러가는 신호를 준다. 권태감으로 생활의 활기를 잊기 쉬운데 사도 바울이 갈라디아서 6장 14절에서 말씀하듯이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다”고 한 말씀이 바울에게는 십자가가 자랑이요 삶의 목표라는 것이다. 그의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 하면서 신앙의 중심은 고난을 이기는 십자가이다. 그러므로 십자가에 피는 꽃이 부활의 소망으로 찾아온다는 것이다. 9월에는 우리 모두에게 고난의 십자가 위에 신앙의 꽃을 피우자.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