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띠는 정월 초하루부터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설날 어간의 입춘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으로 청룡의 해이다. 청룡의 해 갑진년의 의미를 생각하며 올해 우리의 신앙적 결단을 새롭게 하면 좋겠다.
첫째로, 물과 같은 신앙인이 되면 좋겠다. 갑진년은 60갑자의 41번째의 해로 물을 상징하는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의 조합이다. 물은 자연스럽고 유연하다. 물의 흐름에는 고집도 없고 충돌도 없다. 물은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갈 줄 안다. 바위와 전쟁하지 않고 비켜 간다. 나무와 충돌하지 않고 돌아갈 줄 안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에서 겸손을 배울 수도 있다. 올 한해 우리 신앙생활이 모두 이러했으면 좋겠다.
둘째로, 항상 새로워지는 신앙인이 되면 좋겠다. 청룡의 의미는 방위적으로는 동쪽이요, 계절적으로는 봄이다. 동양의 음양오행설은 우주의 다섯 가지 원소를 나무(木), 불(火), 흙(土), 쇠(金), 물(水)이라 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원소를 상징하는 색과 방향과 계절을 정했는데, 나무는 청색과 동쪽과 봄이요, 불은 적색과 남쪽과 여름이요, 흙은 주황색과 중앙이요, 쇠는 백색과 서쪽과 가을이요, 물은 흑색과 북쪽과 겨울을 상징한다고 하였다.
동쪽은 하루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리고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다. 봄은 어떤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새싹이 피어나고 꽃이 망울을 틔우는 새로운 기대와 신선함이 만연한 계절이 봄이다. 올 한해 우리 모두가 항상 주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살아가면 좋겠다. 생각도 신선하고, 행동에도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갖추고 살면 얼마나 보기 좋을까? 우리의 언어가 사람을 살리고, 우리의 행동이 교회를 건강하게 만든다면 얼마나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셋째로, 모든 일에 앞장서는 주님의 일꾼으로 살면 좋겠다. 동양의 음양오행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동서남북(東西南北)의 방위신(方位神)을 각각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라 하였다. 즉 청룡은 맨 앞에 위치한 상징이다. 또한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 전주작(前朱雀), 후현무(後玄武)라 하여 청룡은 가장 중요한 좌(左)의 자리에 있다.
올 한 해 말씀을 듣는 자리에도 앞장서고, 말씀을 행하는 데도 1등이 되고, 받은 은사를 활용하는데도 가장 열심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