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형] “속을 끓이는 병, 홧병을 아십니까?”

Google+ LinkedIn Katalk +

“급한 마음으로 노를 발하지 말라 노는 우매한 자들의 품에 머무름이니라”(전 7: 9)

홧병이란 무엇인가?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렇게 참기만 해온 덕에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는 ‘홧병(화병, 火病)’이라는 우리말 그대로 병명으로 등재해서 영어로도 ‘Hwabyung’이라고 표기될 만큼, 정의와 진단은 고유한 한국 문화적 배경 속에서 발생한 정서적·심리적 질환이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발간한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도 이를 공식적으로 문화 관련 신드롬(culture-bound syndrome)으로 홧병을 분류하고 있다. 홧병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열이 치밀어 오르는 느낌, 억울함, 분노, 원망, 슬픔 등의 감정이 반복됨, 목이나 가슴에 덩어리가 있는 듯한 느낌 (흉부 압박감), 수면 장애, 두통, 소화불량, 주의집중력 저하, 이유 없는 만성 피로감, 무기력감, 우울감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질병은 특히 감정 표현을 억제하며 살아온 중년 여성층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참아야 한다’, ‘괜찮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온 삶의 방식이 결국 마음과 몸에 병을 만드는 것이다.

개인마다 분노, 화를 다루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앞에 홧병처럼 내면화하는 타입으로 우울증이나 신체화 장애를 일으키기 쉬우며 다음 기회에 자세히 논하고자 한다. 다른 타입은 외현화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적대적 반항장애 또는 품행장애 같은 파괴성 행동장애로 발병하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에는 흔히 소시오 패스(socio-path)나 반사회적 인격장애 또는 충동조절장애(분노조절장애) 등으로 독립적인 정신질환으로 발현되기도 하며 기타 조현병, 조울병, 우울증, 약물의존, 성도착증 등의 질환에서도 분노 조절의 어려움이 하나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