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토요일, 신주쿠는 여름 축제 때문에 온 도시가 시끌벅적하다. 춘원은 오늘도 좋지 않은 건강을 무릅쓰고 그의 차가운 하숙방에서 시간에 쫓기면서…
실록장편소설
지금 허영숙은 의사와 환자로 마주해야 하는데, 자신의 감정이 그렇지를 못하고 일방적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 생각되지만, 자신의 생각이…
그러면서 씨즈코는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허영숙은 그 자리에 한동안 있으면서 지금 자신의 뇌리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고 있는 이광수의 잔영들에 대하여,…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가슴팍에 하얀 바탕의 명찰에 까만 한문 글씨로 ‘李光洙’라고 쓰여져 있지…
“왜 계속 말하지 않고.” 독촉하는 운허를 지긋이 올려다보며 춘원은 속삭이듯 말을 이어 갔다. “해방이 도둑같이 그렇게 빨리 올 줄은 나…
또박 또박 박아, 말을 하는 도쿠도미의 눈에는 무서운 살기가 번득였다. “춘원! 천천히 끝까지 다 읽어봐! 아마 큰 결심이 올거야!” 도쿠도미는…
일제 강점기에서 가장 힘있는 신문은 발행 부수가 제일 많고 신문으로는 유일했던 ‘매일신보’였다. 매일신보는 조선총독부의 기관지이기도 했다. 이 신문에 ‘무정’을 절찬…
“무슨 말이야? 운허.” 춘원은 동생뻘 되는 6촌 운허를 빤히 쳐다보며 재차 물었다. 나이는 춘원과 동갑이지만, 생일이 춘원이 좀 빨라 형뻘…
“수형번호 675번!” 번호를 크게 불러대는 반민특위(反民特委) 특별부 검사의 목소리가 재판정을 쩌렁쩌렁 오늘도 울리고 있었다. “네!” “이름을 대시오” “이광수입니다” 이어 차례로…
이와같이 어느 날 갑자기 해방이 찾아오자, 춘원은 큰 충격을 받고 일체의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6촌이 주지로 있는 남양주 운악산 ‘봉선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