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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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라크 국민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을까?

하나님의 역사로 이라크와 이슬람권 전역에서 복음의 문이 열리기를 기도해야 할 때이다. 현재 이라크의 상황이 인접 이슬람권 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또 미국과 이스라엘을 공동의 적으로 보는 이슬람 근본주의가 민감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중동 전역의 최근 정세가 심각하다. 검문검색이 삼엄하게 펼쳐져서 관광객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라크에서 필요로 하는 효과적인 선교 사역에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진행되어 왔던 것과 같이 전후 피폐된 환경을 복구하고 개선할 수 있는 민생지원 사역이 우선 고려될 수 있다. NGO 활동과 연계한 전후 복구사업, 구호, 대민지원 사역 등도 중요하다. 이 일을 통해 전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의 필요를 돕고 절망한 영혼을 위로해 주며 더 나아가 복음까지 접할 수 있게 해 준다면, 훌륭한 사역이 될 수 있다. 정국 안정이 최소한만 이루어져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마저도 이라크 내의 치안상황 악화로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 다음 단계로서 일반무역, 자동차 영업, 정비, 학원시설 운영 등과 같은 현실적 수요가 높은 비즈니스 사역을 비롯해 이라크 내의 콥트교회와 협력을 통한 교회사역 지원과 개인과 가정 단위의 관계전도, 제자양육, 현지 지도자 양성 등을 통한 교회개척도 가능할 것이다.
성급하게 일을 추진하다 보니 중복투자와 사역자 간의 과잉경쟁 현상이 일어난다. 모두의 바람처럼 이라크에 자유민주 정부가 속히 출범하게 된다면, 다양한 종류의 사역이 어렵지 않게 진행될 수 있다. 개방된 이라크에는 이슬람 전역을 겨냥한 모든 종류의 선교사역이 필요하다. 정국 안정과 함께 현재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강경 이슬람 근본주의의 득세가 좌절되고, 더 나아가 그 뿌리가 뽑혀 나갈 때 이라크 선교는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다. 지금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도로 준비하며 이라크 선교에 임해야 할 때이다.
후세인 독재정권은 기독교인을 비롯한 이라크 소수 인종에게 학살과 많은 고통을 주었지만, 2014년 여름에 이라크 팔루자에 이슬람 국가인 IS가 등장하면서 기독교인과 소수인종에 대한 박해가 후세인 독재정권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2003년 후세인 독재 정권 당시 이라크의 기독교인은 140만 명 이상이었지만, 그 수는 계속해서 감소해 2015년에는 30만 명만 남았다. 현재는 5만 명에서 20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IS는 기독교 인구가 밀집된 도시인 모술과 같은 도시를 비롯해 여러 도시를 점령했으며, 그 후로 이라크 기독교인은 이슬람으로 개종하거나, 이슬람이 정복한 지역의 주민에게 부과한 인두세를 비싸게 내고 살거나, 아니면 고향을 떠나야 했다. 많은 이가 노예가 되거나 죽임을 당했다. 계속되는 내전으로 학교 대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청소년 가장이 57만5000명이 되었고, 300만 명의 아이가 죽음과 성폭행, 유괴, 징집 등의 위험에 처해졌다.
바그다드 남부의 한 결혼식장에 자살 폭탄 테러로 인해 최소 15명이 사망한 것처럼, 언제 테러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라크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IS와의 전쟁으로, 340만 명이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되었으며, 그 가운데 1/5 가량은 기본적인 생활도 할 수 없다. 수만 명의 그리스도인이 IS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수백만 명이 터전을 잃게 된 현재가 사담 후세인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이라크 총리 알 카디미는 이라크 영토가 미국과 적대국 이란 사이의 결산의 장소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라크는 절대로 어떤 인접국가나 우방국가에 대한 공격도 허용하지 않으며 그런 공격에 이라크 국토를 이용하는 것도 불허하겠다고 말이다.
이런 상황을 이라크 선교의 비전을 키우는데 활용할 수 있다. 이라크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할 때, 제3의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보인다. 그 당사국이 대한민국이 되고, 신실한 기독교 외교관이 이라크에서 신임을 얻게 되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라크 국민의 마음을 등거리 외교로 기독교 선교사역의 새 장을 열 수 있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이라크인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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