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말없는 아내보다 표현하는 아내가 오래 산다

Google+ LinkedIn Katalk +

부부로 같이 살아가는 데는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갈등이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혼자 살면 갈등도 없다. 부딪칠 일도 없다. 갈등은 그때그때 해결하고 지나가는 것이 건강에 좋다. 화를 참으면 병이 된다. 우리 세대만 해도 여자는 결혼하면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결혼하면 그 집 사람이 된다고 했다. 아니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고까지 했다. 물론 가부장적 남성중심 사회의 문화였다.
오늘의 젊은 세대 중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지금은 가정의 문화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나 아직도 중년층 이상의 세대에서는 가부장적 문화의 잔재가 여전히 잠복해 있다.
K여사는 결혼하고 15~6년 동안, 남편에게 말대꾸 한번 못하고 살았다. 눈을 똑바로 뜨고 대들지도 못했다. 남편의 고압적인 태도와 말투가 무서웠다. 두렵기도 하고 상처를 받았지만 부부싸움 같은 것은 할 생각조차 못했다. 부부싸움 안 했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었다. 무언가 소심해지고 자신감이 없었으며 주눅이 들어있었다. 표정도 어두웠다. 그러면서도 속상한 마음은 폭발할 것만 같았다. 결혼한 지 15여 년이 지났다. 마침내 아내는 반격하기로 작정했다. “까짓것 죽으면 죽고 살면 사는 거지.” 드디어 부부싸움을 한번 신나게 했다. 배수진을 치고 힘껏 소리치고 울고불고했다. 그랬다고 지구가 멈추지도 않았고 세상이 끝장나지도 않았다. 참고 살지 않으면 세상이 뒤집히는 줄 알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현모양처 처럼 고분고분하기만 하던 아내가 갑자기 악에 받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니 남편은 당황했다. 놀란 남편 뒤에서 슬그머니 웃음이 터져나왔다. “아이고 시원해라.” 10년 묵은 분노와 체증이 쑥 내려갔다. 한판 시원하게 해대고 나니 그렇게 후련할 수가 없었다. 그 후부터 마음속의 상처와 조바심들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존감도 조금씩 살아났다.
얼마 전 미국 보스턴 소재 이커 연구소가 지난 10년간 주민 3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남편과 참고 지내는 아내가 싸우는 아내보다 심장병 등 각종 질병에 걸려 죽을 확률이 4배나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내재적 분노가 병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불평을 하지 않고 순종적이며 자기감정 특히 분노, 적개심 같은 감정을 숨기고 표출하지 못하는 사람이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절망적 상황, 우울, 분노의 상태가 지속될 때 암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어떤 결혼 생활을 하느냐가 건강과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아내의 건강을 생각하는 현명한 남편이라면 아내가 종종 말싸움을 걸어와도 받아주어야 한다. 아내들의 투정은 사랑의 결핍에서 나오는 외침이다. 사랑해 달라는 요청이다. 큰소리 안치고 좀 더 자상하게 배려만 해 주어도 아내는 시집 잘 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요조숙녀 같은 아내들이여!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억울한 분노가 있으면 표현해라. 그렇다고 무조건 대들었다가는 파경이다. 끝까지 이기려고 하지 말고 중요한 것은 남자의 자존심만은 무너뜨리지 말아야 한다. 화나면 표현해라. 말없는 아내보다 표현하고 대드는 아내가 오래 산다.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