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요셉의 그리움 (창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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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숱한 점(點)으로

선(線)을 그어놓고

강바람 스치는 잎새에도

베토벤의 운명(運命)을 듣는 것이다.

어떤 말 한마디도

입으로는 이르지 못해도

요셉이 그토록 그리운 마음을 삭이며

형들 앞에서 읽어가는

눈으로 듣는 말 속에

그림자는 스러지고

참다가 참으며 익힌 언어로

기도 올리는 그 기막힌 사연이리라.

깨끗이 자신을 비우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둥글게

사랑의 진실을 놓치지 않는

꿋꿋한 인내의 모습이어라.

그런 가슴은 희망이요

그런 눈매는 용기여라

그리고 그 손길은 축복이어라.

요셉이 집을 떠나온지 오래여서

형들은 요셉의 오늘을 몰라보아도

요셉만은 그리움을 언제나 안고 왔기에

그들의 음성은 가까이 있으라.

가난을 채우러

애굽에 내려 온 형들을

요셉은 사랑이란 언어를 안고서

조용조용 다습게 안고 가기에

서로의 점선(點線)은

빗나가길 비롯되면서

지금의 그 자리엔

지나온 발자국 자국을 읽고 있으라.

이제 드디어

요셉이 들어내는 자기를

지나온 자국 자국 마다에

영롱한 구슬을 담는 아름다움이어라.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시작(詩作) 노트>

구약 창세기의 마지막 부분들은 요셉의 그리움으로 엮여 있다. 처음엔 형들의 시기심으로 애굽의 장사꾼에게 팔려가서 고생고생 끝에 유혹과 고난을 이기고 성공하여 아버지와 형들, 특히 동생 베냐민을 그리워하는 따뜻한 이야기들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고 하겠다. 사람을 그리워하고 고향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그리움은 이 땅에서 하늘나라 천국을 그리워 하다가 이 세상을 떠나면 그곳 하늘나라에서 천군 천사들의 환영을 받는 날을 보게된다. 그리움이 없다면 희망과 꿈은 없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고생스러워도 그리움을 안고 있어야 내일이 우리에겐 큰 희망으로 보여진다. 이제 사순절이 우리 앞에 왔는데 아무리 아프고 힘이 들어도 그리움을 신앙으로 승화시킨다면 우리 앞에는 끝내는 부활의 소망으로 활짝 꽃피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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