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은 은혜로 마음을 채우고 입술로 감사하며 사는 삶이다. 은혜로 마음을 채우려면 욕망을 다스려야 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기복신앙을 벗어날 수 없다. 이것은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이 세상적인 욕망을 다스리려면 더 큰 욕망이 채워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에서 오는 평안과 천국의 욕망이다.
세상의 욕망에는 생존욕과 소유욕이 있다. 생존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이다. 오래 살고 싶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내 생명을 이어갈 후손에 대한 욕망이다. 이 욕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삶을 귀하게 생각하고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도 신앙생활의 일부이다. 또한 남의 생명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생존욕은 귀한 것이지만, 이것이 욕심이 되면 죄를 짓는다. 미국에서 장기이식수술이 성공한 후에 남미에서 인신매매율이 두 배로 증가한 일도 있었다. 사람이 몇 살까지 살아야 만족할까? 오래 살고 싶은 욕망에 매이면 아무리 오래 살아도 더 살고 싶은 갈증에 감사도 기쁨도 없다. 그러나 얼마를 살더라도 은혜로 욕망을 다스릴 때 우리는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즉 천국의 영생이라는 욕망이 마음에 믿어지는 순간, 육신의 생존욕은 잠재워질 수 있다. 살 만큼 살다가 하나님이 부르실 때 언제라도 이의 없이 순종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소유욕이라는 것도 있다. 인간은 누구나 가지고 싶은 욕망, 즉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일용한 양식이나 의식주 문제의 해결을 위한 소유욕은 주기도문에도 있듯이 정당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소유욕이 욕심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커지면 사망에 이른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사람이 돈을 얼마나 가지면 만족할까? 인간이 어떤 명예를 얻고 박수를 받아야 만족할 수 있을까? 욕망의 노예로 산다면 아무리 많이 가지고 누려도 만족이 없다. 그러나 은혜로 욕망을 다스리며 살 때 소유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감사의 입술이 마르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예수님보다 오래 살았으면 감사할 일이고, 예수님보다 더 많이 소유했으면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도 세상적이 소유보다 주님을 소유한 것이 더 크게 느껴져야 감사할 수 있다. “주 예수 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는 신앙고백 속에서만이 오늘 이 자리에서 감사할 수 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