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기다림의 사순절 (빌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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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은 성회 수요일(재의 수요일)
우리 주님이 가신 고난의 길 사순절을 맞습니다.
꾸밈이 없는 수수한 차림으로
있는 그대로
묵묵히 고난의 길을 가시기 위해
주님은 한 걸음 두 걸음을 막 시작하십니다.

못내 그리워 주님을 따르면
똑딱이는 시계추도 무겁기만 합니다.
있으신 그대로
말씀이 없으신 그 모습이
우리를 하나로 묶는 약속입니다.

기다림이 있는 발걸음을 디디며
여기까지 온 주님은
보고 또 보아도
보고싶기가 더 진한
그 안에 비밀이 있기에
기다림의 사순절을 갑니다.
생각이 생각을 만들고
머리에 주님의 모습을 그리면
우리의 작은 고난은 보이질 않습니다.

사랑이 돋아나는
그동안의 기다림이 행복이라는 말로
석양바람 사알짝 스치는
귀뚜라미 소리로 더 생각나
이 사순절을 기다림으로 따라갑니다.

말없이 선
이 자리의 내가
고난의 주님이 이끄시는
그 모습에 얼비취어옵니다.
은혜가 이런 것이기에
주님, 감사드립니다.

모든 사람이 피하는 길
누구도 원치 않아 싫은 길을 찾아
예정대로 오셔서
그 넓은 영광을 마다시고
오직 고난을 찾으시는 사순절을
기다림으로 걸으시는
우리의 주님, 그립습니다.

<시작(詩作) 노트>
우리 주님은 이 사순절 기간 묵묵히 고난의 길을 걸으십니다. 묵묵히 가시는 그 주님을 바라보고 뒤를 따르기 위해 기다리는 우리가 은혜 받은 사람입니다. 옥중서신을 쓴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1장 29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너희에게 은혜를 주신 것은 다만 그를 믿을 뿐 아니라 또한 그를 위하여 고난도 받게하려 하심이라”고 한 것입니다. 사순절을 기다림으로 따름이 복된 일입니다. 사순절은 부활주일까지의 40일간인데 주일은 제외된 40일입니다. 이 기간 바르게 사순절을 보내려면 성결(깨끗함)의 삶을 절제된 생활로 실천해야 합니다. 어떤 고난도 인내로 참고 견디며 말씀을 따라 순종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순절을 맞는 생활입니다. 하루하루 자신을 돌아보며 경건한 삶을 사는 것이 곧 의미있는 사순절의 생활이라고 하겠습니다. 코로나19의 고난 속에서 사순절을 잘 이겨냅시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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