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을 보내며
지루함보다 아쉬운 마음을 느낀다.
장마의 뒤안길에서
많은 상념으로 들어앉아
사람들은 어두운 그림자로
흠뻑 비를 맞으면서
곰곰이 생각할 여유로움이었다.
그런 생활의 공간에서
남을 보고 탓하기 전에
나 스스롤 들여다보며
상대의 시선으로
나의 자화상을 그리며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밝은 웃음이 있을 땐
장맛비 맞으며 사는 맛을 느끼곤 했다.
그러면
무의미 한 날은 어떤 날이었는가
그저 밝은 태양을 맞으면서도
우울했던 자책으로
어리석은 밝음 속에
손바닥 뒤집듯 변화를 주며
이랬다 저랬다 마냥 허우적이기 일쑤였다.
괜시리 투정 부리고
소리도 없는 울음이
제자리에서 맴돌고
먹구름 속으로 숨어든
그런 날이 밤이고 낮을 채우고 있었다.
7월을 보내는
오늘을 맞으면서
장맛비 그치는 태양을 구름속으로 비추어대며
보고싶다는 바람만으로
이제는 더 이상 외롭다 하질 않으리
그 사람을 그리는 나 자신이 된다.
7월을 보내며 꿈을 싣는다.
비에 젖은 옷속으로
나는 깊이 잦아든 나를 본다.
<시작(詩作) 노트>
7월은 내 나름대로 지루한 날이 많았다. 마치 구약의 욥이란 사람이 많은 고난을 받으며 떨고 있는 심정을 이해할 정도였다. 욥기 37장에는 욥이 이런 경험을 체험한다. 1절에 보면 “이로 말미암아 내 마음이 떨며 그 자리에서 흔들렸도다” 하였으며 그 후 하나님은 음성을 천둥소리처럼 펼치시며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큰 일을 행하실 것임을 암시하시었다. 욥기는 난해한 서사시와 같은 시편이라 하겠다. 그래서 욥기, 시편, 잠언, 전도, 아가서 등 다섯권을 구약의 시가서로 구분을 한다. 그러면서 욥기 37장 6절에선 “눈을 명하여 땅에 내리라 하시며 적은 비와 큰 비도 내리게 명하시느니라” 하였다. 장맛비는 때로는 적은 비로 내리다가 갑자기 큰 비로 쏟아지기도 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는 궂은 날 비가 이런 모양, 저런 모양으로 내리기도 하는 것이다. 이제 7월을 보내며 비는 그치고 소리 없는 보슬비로 8월을 맞았으면 한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