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여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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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에게 주어진 삶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세상을 떠나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최후 한마디를 한다면 당신은 배우자에게 무슨 말을 남길까?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최후의 순간에 배우자에게 한결같이 남기는 말이 있다. 바로 “미안해”이다. 왜 떠나는 사람은 남은 사람에게 모두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일까?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많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온 날을 후회하는 것이다. ‘미안하다’는 말 속에는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그동안 잘해 줄 수 있었는데 그렇게 못해서 미안해.”
“그동안 상처 주어서 미안해.” “고생시킨 것 미안해”
“무거운 짐 다 맡기고 먼저 가서 미안해.”
부부가 서로에게 원하는 것은 세계 평화나 인류 복지 같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살아 있는 동안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작고 소박한 소망들이다. 막상 들어주고 싶어도 더 이상 들어줄 수 없을 때가 온다. 그제서야 후회가 되는 것이다.
40대의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은 아내가 있었다. 남편은 속으로는 아내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아내가 갑자기 암 선고를 받게 되었다. 아내가 수술대에 올랐을 때, 남편은 이 기막힌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몸속에는 암세포가 서서히 자라나고 있었지만 가족을 위해 헌신하느라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했다. 그런 아내에게 한 가지 작은 소망이 있었다. 가족 여행을 함께 가는 것이었다. 그래도 귀여운 아이들이 어렸을 땐 가족끼리 손잡고 놀이공원에도 가고 그랬는데……. 남편은 일에 쫓기고 아이들은 공부에 쫓기고, 그저 늘 살기에 바빴다.
“여보, 우리 언제 둘이서 여행 한 번 가요. 바다도 보고 싶고….” “그래요.”
아내의 여린 목소리가 가슴을 후비며 목이 메이게 했다. 그런데 죽음을 눈앞에 둔 아내가 남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여보, 미안해요.”
혼자 남겨질 남편이 안쓰러웠던 것이다. 그러나 정녕 미안한 사람은 남편이었다. 남편은 아내의 손을 잡고 울음을 터뜨렸다. 부부가 함께 여행 한 번 가는 일이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아내가 살아만 준다면 그런 여행쯤은 천 번, 만 번 갈 수 있는데 남편은 얼굴을 쥐어뜯으며 오열했다.
후회는 항상 늦게 하기 마련이다. 부부란 지상에서 맺어진 기막힌 인연이다. 부부의 행복이란 살아 있는 동안만 누릴 수 있는 한정된 은총이다. 부부는 두 개의 시곗바늘과 같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두 개의 바늘 중 어느 한 개가 고장나면 시계로서 기능은 끝이다. 부부도 마찬가지다.
배우자가 곁에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른다. 바쁜 일상 속에 묻어 버린다. 그러다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날이 온다. 그제서야 절실함이 사무쳐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친다. ‘있을 때 잘해’라는 노래가 있다. ‘다음 기회에…’라고 미루지 마라. 미안해 할 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 숨 거둘 때가 되어서야 미안해 하지 말고 곁에 있을 때 잘해 주어라. 힘 있을 때 사랑하라. 사랑하고 싶어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날이 온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현재, 지금, 이 순간, 온 마음을 다해….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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