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 말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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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 시대엔 화가 나면 돌을 던졌다. 고대 로마 시대엔 몹시 화가 나면 칼을 들었고 미국 서부 시대에는 총을 뽑았다. 현대에는 화가 나면 말폭탄을 던진다. 인격모독의 막말이나 악플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정제되지 않은 말폭탄을 타인에게 예사로 투척한다. 설혹 그의 생각이 옳다고 하더라도 사용하는 언어가 궤도를 벗어났다면 탈선임이 분명하다. 선출직이지만 국회의원에게도 공인의 품격과 양식은 최소한의 요건이다. 국회법 제25조가 별항으로 품위 유지 의무를 규정하고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도 맨 앞에서 그것을 천명한 이유다. 국회의장을 향해 욕설 개xx로 받아들여지는 gsgg 표현을 구사하고 어떤 이는 장성들이 야당을 택하자 똥별이라 폄훼하고 김형석 원로교수가 문 대통령을 향해 언론에서 비판하자 늙으면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에겐 품위는 고사하고 인성부터 결격이다. 이런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막겠다며 위헌적 법률재정에 앞장섰다. 적반하장 아닌가. 자질도 인격도 국회의원 자격에 미달한다. 이런 분들은 스스로 사퇴하는 게 옳다. 그렇지 않으면 윤리위 심판을 포함해 국회 징계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허구와 거짓이 판치는 나라 어쩌다가 문화국민이라고 자부하던 이 나라의 국격이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을까. 화살은 몸에 상처를 내지만 험한 말은 영혼에 상처를 남긴다. 당연히 후자의 아픔이 더 크고 오래 갈 수밖에 없다. 옛 사람들이 혀 아래 도끼 들었다고 말조심을 당부한 이유이다. 불교 천수경 첫 머리에도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 나온다.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씻어내는 주문이다. 그중 4가지는 거짓말로 지은 죄업, 꾸민 말, 이간질, 악한 말로 지은 죄업을 참회한다는 내용이다. 그때 자신의 참회가 꼭 이뤄지게 해 달라고 비는 주문이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이다. 탈무드에는 혀에 관한 우화가 실려 있다. 어느 날 왕이 광대 두 명을 불렀다. 한 광대에게 세상에서 가장 악한 것을 찾아오라고 지시하고 다른 광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을 가져오라고 명했다. 두 광대는 세상 곳곳을 돌아다녔다. 몇 년 후 광대들이 왕 앞에 나타나 찾아온 것을 내놓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제시한 것은 ‘혀’였다. 흔히 말하기를 입 밖으로 나오면 허공으로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 않다. 구약에도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잠 10:19)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한다.(잠 15:1)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전 5:2) 말에 실수가 없다면 그는 온전한 사람이다.(약 3:2) 듣기는 속히 하되 말하기는 더디하라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이다. 한번 내뱉은 말은 자체의 생명력으로 공기를 타고 번식한다. 말은 사람의 품격을 재는 잣대이다. 논어에는 입을 다스리는 것이 군자의 최고의 덕목이라고 했으며, 대문호 톨스토이가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 하면 백 번 중 아흔아홉은 후회한다고 했다. 또한 영국작가 조지오웰은 생각이 언어를 타락시키지만 언어도 생각을 타락시킨다,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 했다. 이들의 욕설과 해명은 오직 변명 뿐 현실을 모면하려는 억지만 보인다. 그만큼 잔인한 운동권 정치인들의 인과응보가 어디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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