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나의 이 말들을 너희 마음과 너희 혼에 두고(신 11:18-20)
30세 이서연 역의 수애, 32세 박지형 역의 김래원의 ‘천일의 약속(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 2011년 추운 겨울 밤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었던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TV 드라마이다. ‘천일의 약속’은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던 노인성 치매(senile dementia)와는 다르게 요즘은 20~30대에도 종종 나타난다는 알츠하이머병 치매(Alzheimer’s dementia)라는 질병을 소재로 한 드라마였다.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깔끔한 성격의 주인공 수애는 옷을 입은 채로 욕조에 들어갔다가 침대에 오르고 왜 몸이 젖었는지 알지를 못한다. 나중에는 밥을 먹으려고 주방에 가서 냉장고에 있는 카레와 밥을 꺼내서 전자레인지에 데우지 않고 카레와 밥을 손으로 주워 먹는 행동을 하면서 시청자로 하여금 그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기억 손상은 아름다운 30세의 주인공 수애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기억은 정보가 받아들여져서 하나의 정신적 인상으로 등록(registration, 부호화encoding 포함), 저장(storage) 또는 유지(retention)되었다가 나중에 회상(recall, retrieval)하게 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 가지 기억과정 중에 한 부분에라도 결손이 생기면 기억장애가 나타난다. 기억은 기간에 따라서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으로 나눌 수 있다. 단기기억(short term memory)은 잠깐 동안 정보가 보존된 상태로, 부호화(encode)되어 뇌에 저장되기 전까지이며, 장기기억(long term memory)은 기억이 수 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이다.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이 되기 위해서는 반복수행, 반복연습 등을 통하여 저장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부하는 학생들이 같은 단어나 문장을 반복해서 읽거나 쓰는 것 또는 운동 선수가 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하는 것이 이런 이유이다. 공부 잘하는 것, 그것은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반복 또 반복해서 뇌에 장기기억을 하면 된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시무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