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너무 늦은 나이에 어머니가 나를 갖게 되어 창피하다는 생각을 하셨다. 그래 낳지 않고 지워버리려고 백방의 노력과 시도를 해 보았지만 모두가 허사였다.
병원도 없고 의술이 없던 시절이라 복중의 생명이지만 삶의 의지가 끈질겼던 것이다.
나는 태어나기 전부터 그렇게 사선을 넘고 넘어야만 했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 태어나지도 못했을 뻔했다. 그래서 산아제한의 “산”자만 들어도 경기를 느낀다. 그래 삶 전체가 덤으로 주어진 삶이다.
다둥이 가정의 막내로 태어났지만 오히려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귀여움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다. 형들이 든든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특히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과 끝없는 사랑을 먹고 자랐다. 팔순이 넘은 나는 지금도 그 어머니를 그리며 생각할 때마다 목이 메인다. 그리운 어머니! 그 어머니가 그립고 보고 싶다. 위로 형들이 줄줄이 있고 장형님과는 16살의 나이 차이가 난다. 그 형님이 21살에 결혼을 했다. 그 형수가 지어주는 밥을 먹고 자랐다. 그래 그 형수는 내게 어머니와도 같은 어른이다. 심지어 그 형수가 첫아이를 해산한 후 젖이 너무 많이 나와 처치할 수 없어서 훌쩍 자란 내가 그 형수의 젖을 먹은 일도 있었다. 내게 형들과 형수님들은 나의 배경이고 큰 산이며 후원자기도 하기에 내가 따랐고 고마운 분들이다.
가정은 피로 맺어진 혈연 공동체로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는 곳이고 휴식처이고 충전소이기도 하다. 세상의 살아가는 최초의 인생훈련소이고 교육장이기도 하다. 그래 가족 간에는 소속감과 결속력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서 개인주의와 자기중심적 시대흐름으로 인하여 가정들이 파편화되어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가정 해체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는 가히 천문학적 비용이다. 가정파괴로 인한 것이 물질적 피해만 아니다. 정신적 충격과 후유증은 말할 것도 없고 범죄의 증가, 빈곤층 양산, 독거노인, 청소년 일탈 등은 국가적 재앙이다. 인류 역사에 영원히 소멸된 종족이 있다.
그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먼저 그 종족의 가족관계가 해체된 것이다. 가정이 해체되고 나서 지구상에서 소멸된 것이다. 사회에서는 가정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바로 건강한 가정이 개인의 경쟁력이고 조직의 경쟁력이고 국가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우리는 3월 9일 국가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거대 양당에서 선출된 후보자들 가정사를 바라보면 매우 실망스럽기도 하다. 후보자들 중에는 가정의 모델은 고사하고 파편화된 가정문화의 파괴한 현행범들을 보고 있는 것 같아 가정사역자로서 씁쓸하기도 하다. 심지어 가족관계가 정치혐오증까지 일으킬 정도로 한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가정 관련해서만이라도 어느 후보가 비교 우위에 있는가? 곱씹어 보며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만 하겠다.
일탈되었거나 후안무치한 가정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최고 지도자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건강한 가정을 세워나가는 것이 중요한 국가정책이 되어야 하고 대통령이라면 응당 건강한 가정, 건전한 가족관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