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새벽기도시간
주님을 만나러
예배당에 들어서면
아기 예수의 미소가
반갑게 나를 반긴다.
기다렸다는 듯이
살포시 내려와
나의 어깨를 토닥이며
추한 나의 전신을
쓰다듬고 어루만져 주신다.
그 주님은
고난을 밟고 와서
가시밭 길을 걸으시며
십자가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지나
하얀 옷 입으신 모습으로 가신다.
그 순간
나의 영혼은
마음을 녹이듯
하얗게 씻음을 받는 체험을
십자가를 보며
흰 눈 같이 양털 같이
끝없이 흐르는 사랑의 강을 건넌다.
그렇게 맑게 보이시는
예배당에서
우리 주님은
낮아지고 낮아진 모습으로
말 구유에서 골고다로
죄로 물든 우리 죄인을 향하여
저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좁은 문으로 오라신다.
예배당에서
기도로 십자가를 바라보며
모은 손 잡으시며
십자가로 감싸주신다.
<시작(詩作) 노트>
사도바울은 갈라디아 교인들을 향하여 이렇게 큰 글자로 쓴다고 하면서 십자가를 말씀한다. 그리고 자기 몸에는 예수의 흔적이 있는데 역시 그 십자가를 강조한다. 십자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겐 그 누구에게나 강조되어야 한다면서 갈라디아 6장 14절에선 이렇게 전한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라고 힘주어 말씀한다. 우리 기독교는 십자가로 말씀한다. 십자가는 기독교의 상징이다. 십자가를 부정하면 이단이요 사이비임을 알 수 있다. 이 사순절, 고난의 극치는 십자가에 달리시는 우리 주님으로 끝난다. 아픔이요 수치를 넘어 우리 주님은 우리를 죄에서 해방시켜 구원을 이루신다. 우리도 십자가를 자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어야 한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