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사회 곳곳에서 그동안 지켜왔던 권위가 무너지고 해체되는 것을 체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현대 세상에서 권위는 사라졌다”고 이미 반세기 전 1954년 한나 아랜트가 한 말이다. 그는 유대인으로서 독일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강의하던 교수였다. 나치정권이 들어서면서 대학에서 쫓겨나고 강제수용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에 무너졌던 귄위가 새롭게 새워져야 하는데, 그는 도리어 ‘권위의 실종’을 예고했다. 심지어 종교마저도 정치권력화되어 참된 종교로서의 권위를 실종하게 된다고 예고했다. 지금 교회의 권위는 부끄러울 정도로 무너진 시대가 되고 말았다.
더하여 코로나 3년째를 맞이하면서 교회의 위기가 실제로 교회 현장에 밀려오고 있다. 오미크론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그마나 현장 예배 참석인원도 줄어들고 말았다. 그동안 여러 가지 목회적 시도를 하면서 버텨왔는데, 지금은 임계점에 도달해 가는 것 같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열심히 하고 싶어도, 모이는 것 자체가 되지 않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더하여 과거에는 교회 갈등요소가 교회 내부의 문제가 주 원인이었는데, 이제는 사회의 정치적 이념적 문제들이 교회 내부로 들어오면서, 교회 내부의 갈등요소도 다양해지고 말았다. 교회의 구조는 사회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기에는 효과적이지 못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이겨나가야 할까? 고민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신앙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의 회복’이다. 목회의 모든 초점을 예배의 회복에 두어야 한다. 교회의 신앙구조는 대면예배를 통하여 형성되는 것이다. 교회의 결집력, 교회의 확장성, 교회의 단결, 모든 것은 대면예배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배의 회복에 그 어느때보다 더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고, 성경의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한다. 성경을 통해서 영혼을 살리는 목회의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 목회자가 성경을 붙잡으면 붙잡을수록, 목회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진짜 권위가 세워지고 목회는 살아날 것이다. 우리는 목회의 본질, 영혼을 살리고, 교회를 세우는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시 예배를 살리고, 말씀을 깊이있게 묵상하고 붙잡아야 한다.
필자가 대학 시절에 야외필드라는 과목이 있었다. 야외에서 지질조사를 하는 방법을 익히는 과목이었다. 야외현장에 나가서 조편성을 한 후에, 각 조별로 약100미터 간격으로 길가에 내려 놓는다. 그리고 목적지를 정해준다. 각 조가 출발지는 다르지만 같은 목적지를 향하여 가면서 지질조사를 하는 것이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계곡을 가로지르기도 하고, 길이 없는 산속을 헤치며 가기도 한다. 산을 통째로 가로질러 가면서 지질 조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필수적으로 꼭 지참하는 것이 있다. 바로 ‘지도’와 ‘나침판’이다.
신기한 것은 지도를 펴놓고, 나침판을 사용해서 방향을 확인하고 나가면, 숲을 헤치고, 깊은 계곡을 가로질러 갔는데도 놀랍게도 목적지가 나오는 것이었다. 이쪽으로 가면 도무지 길이 없을 것 같은데 헤쳐나가다 보면 길이 나오는 것이다. 이제 다시 우리의 나침판과 지도가 되는 성경과 교회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심정으로 진짜 목회를 시작할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