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하면 권력과 권위의 상징으로 제왕적 대통령이 거주하는 곳으로 비쳐진다. 혹자는 더욱이 대한민국 통치의 본거지였던 청와대에서 통치가 이뤄지는 동안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너무나 많이 발생한 곳이라는 생각을 하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불행한 모든 사건들이 발생한 원인이 청와대 집터 때문이라는 도참사상을 믿는 역술인들의 사고가 있다면, 이는 시대착오적 비과학적 사고일 뿐만 아니라 그런 풍수지리설의 사고가 대통령 당선자에게 영향을 미쳐서도 안 될 것이다. 비극을 자초한 지도자가 문제이지 청와대 집터가 결코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가 대통령 입후보자로 출마해 선거운동을 할 때, 만일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광화문시대를 만들어가겠다고 국민과 약속을 하였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청와대에서 국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하고 권위주의적 내로남불 사고로, 사실상 국정에 실패함으로써, 5년만에 다시 야당에게 정권을 내어주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혹자는 이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실패의 책임이 청와대 집터 때문이라는 사고를 가진 국민이 소수라도 있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자가 그런 사고의 영향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자신도 그런 사고에서 속히 벗어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떠나서 새로운 곳으로 옮긴다고 국민과의 소통이 잘 되고 국민통합이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 대통령이 바른 비전적 정책을 가지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특히 어려운 경제 상황을 회복시키고, 분단된 조국의 현실 속에서 시대적 사명을 가지고 국민과 자주 소통하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을 이끌어 가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더욱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세종대왕처럼 자기를 희생하는 마음을 가지고 국민을 진정으로 얼마나 사랑하는 마음을 국민에게 나타내느냐의 문제가 실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국민과의 약속을 꼭 지키기 위해 청와대로 들어가지 않고 새로운 집무실을 마련하겠다면, 본래의 약속대로 용산시대보다는 광화문시대를 열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아울러 경호와 안전문제, 그리고 각종 행사와 외빈 영접 등 현실적 필요성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청와대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광화문 시대의 요체가 되는 대통령 집무실 청사와 청와대 사이에 지하공간을 마련해 편리하게 오가면서 국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지혜도 필요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과정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청와대시대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을 했을지라도 국민 절대다수의 견해가 이에 대해 이견을 가진다면, 당선자가 국민의 견해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정신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집권초기부터 지엽적인 문제로 역량을 소진하지 말고 국정을 이끌어가는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잡고 진정 국민의 뜻을 존중하면서 나라의 미래발전을 위해 소신있고 힘차게 이끌어가는 지혜로운 대통령이 되길 소망한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