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은 신앙의 기초이며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부활 앞에서는 고난과 슬픔, 질병은 물론 죽음조차도 의미가 있다. 반대로 부활이 없다면 성탄절이나 주의 만찬이나 심지어 십자가 수난까지도 무의미한 것이 된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부활은 교회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의 날인 일요일을 ‘주의 날(Lord’s Day)’로 지키는 관습을 갖게 되었고, 이것이 안식일을 대신하여 주일에 모여 예배하는 전통을 확립하였다. 부활절은 원래 부활주일뿐 아니라 그 전날 밤과 부활주일 당일을 합하여 빠스카(Pascha)라고 불렀는데, 그 전날 일몰부터 부활 새벽까지 드리는 철야예배(Easter Vigil)는 성서 낭독, 시편 찬양, 기도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때 회심자들을 위한 세례식이 있었고 성만찬 예식도 거행되었다. 빠스카는 십자가와 부활을 하나의 전체로서 경축하는 것으로, 이는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그 두 가지를 나눌 수 없는 하나로 보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리는 사순절이 확립되었고, 4세기 말경에 성금요일이 십자가 수난을 기념하는 날로 확립되면서 원래의 빠스카 의미가 나뉘어서 부활절에는 오로지 부활의 주제만 남게 되었다. 최근에는 초대교회의 전통을 살려 빠스카 주제의 원형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왜냐하면 사순절과 고난주간, 성금요일을 부활절로부터 분리함에 따라 십자가 수난과 부활의 본질적인 일치가 깨어졌기 때문이다. 부활은 십자가를 전제해야 하며 십자가는 부활로 완성되는 것이 우리 믿음의 핵심이기에 이 둘은 분리할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또한 초대교회는 부활절을 재림신앙과 밀접하게 연관시켰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승천 후에 재림 때까지 그리스도의 영적 실존을 상징하는 ‘또 다른 보혜사’인 성령의 강림은 부활절의 연장으로서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은 부활의 날부터 성령강림의 날까지 50일간 전체를 부활절로 여기게 되었다. 이 기간을 “성대한 오십일간(the great fifty days)”이라고 부르며 오순절(Pentecost)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부활주일은 하루이지만 부활절기는 사순절에서 부활주일을 지나 오순절까지 90일간이나 계속되며, 따라서 연중 최고의 기독교 명절인 것이다. 부활 신앙은 고난에서부터 시작하여 재림신앙까지 포함한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
• 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