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목사의 목회 일기 #4
교회만을 위한 목회가 아니라 마을 전체를 목양하는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교회가 살아야 마을이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살아도 조용히 ‘살아야!’ 합니다. 마을을 살리기 위해 교회는 ‘한 알의 밀’이 되어 썩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마을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정리해 봅니다. 교회의 행사는 마을과 함께하는 행사여야 하고, 교회는 마을의 어려움을 찾아내고, 날마다 마을의 땅과 사람들이 ‘복 되길’ 위해 기도합니다. 마을의 경조사가 교회의 경조사가 되고, 마을 사람들을 교회의 일꾼으로 쓸 때는 원래 주고자 했던 일의 대가 위에 10% 이상 더 주고, 마을 사람들이 교회를 생각할 때 ‘따뜻함’ ‘편안함’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이 교회이고, 교회 이름에 ‘마을’ 이름을 붙인 것인 그저 그 마을에 있어서 그런 이름이 된 것이 아니고, 그 마을을 영육으로 책임지라고 붙여진 하나님이 주신 사명입니다. 그의 이름은 사명이고 정체성입니다.
부임하고 한 달 정도 지났을까요? 교회 청소 후에 집이 걸어가기에 좀 멀어 권사님 한 분을 모셔다 드렸습니다. 그리고 권사님의 남편 되신 집사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아, 이분은 정말 깨어있으신 분이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있는 성경적이고 바른 교회에 등록하여 다니시고 계시는데, 지금은 코로나여서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고 하셨습니다. 원래는 단석교회를 다니셨는데 마음의 어려움으로 서울의 교회로 다니기 시작하시면서 ‘말씀’으로 많이 성장하신 것 같습니다. 저도 존경하는 목사님이 시무하시는 교회였습니다. 선교적 마인드, 교회의 정체성, 목회자의 삶과 성도의 삶에 대해 많은 부분에 공감이 갔습니다. 그렇게 함께 신앙적인 코이노니아를 나누어서 저는 행복했습니다. 다시 단석교회로 나오시라고 권유도 하지 않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그분이 등록하고 다니시는 교회에서 말씀으로 행복해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번 더 만나 영적 교제를 하고 싶어 “식사 한번 하자”고 했는데 주중에 연락이 와서 토요일(11.6)에 만나 함께 식사하면서 또 한 번 영적인 교제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다시 단석교회로 나가겠습니다.” 서울에 있는 교회 목사님과 소통 후 ‘멀기도 하고 또한 지역 교회를 섬기라’라고 권유받으셨다고 했습니다. 참 훌륭한 목사님이시구나 하는 생각과 집사님이 함께 하신다는 말씀에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집사님과 ‘맛있는 밥집’ 원리를 나눴습니다. 교회에 입술과 혀로 오라고 하지 않아도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성경적이면 사람들이 온다는 것입니다. ‘맛있는 식당’은 아무리 멀고 오지에 있어도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처럼 말입니다. 다시금, 말씀 가운데 우뚝 서서 말씀으로 돌아가 교회다운 교회를 세워가고 싶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성도님들이 말씀으로 변화될 줄 확신합니다.
오늘은 비가 오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교회 앞 텃밭에 심어 놓은 감자가 흙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가고 있겠지요? 보이지 않지만, 농부는 알고 있습니다. 감자는 그렇게 튼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 자라간다는 것을. 우리의 믿음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표면적으로 보이지 않아도, 교회가 옥토 밭의 심성을, 복음의 씨앗을, 그리고 하늘이 주시는 이른 비와 늦은 비, 그리고 곱고 따스한 햇볕과 같은 하나님의 은총을 받는다면 그렇게 교회도 무럭무럭 영적으로 성장하고 회복하여 거룩한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어 달린다는 것을. 하나님의 교회는 오늘도 임마누엘의 역사 속에서 은혜와 진리로 세워져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졸필과 연약한 목회의 현장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동기 목사
<단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