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역사 보존의 중차대성
역사의 기념이 시류에 따라 바뀌는 것인가. ‘6.25 노래’는 북괴의 6.25 남침전쟁을 기념한 노래이다. 절기 노래는 노래로서 그 역사적 사건을 기념해 후대로 하여금 다시는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역사를 잊거나 기념하지 않았을 때, 같은 사건을 겪어서 낭비하는 시간, 에너지, 경제적 손실 등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기 때문이다.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민족은 망한다. 다윗도 이런 말을 남겼다. “저희를 죽이지 마옵소서. 나의 백성이 잊을까 하나이다.” 사울이 사람을 보내어 다윗을 죽이려고 다윗의 집을 지키고 있던 때에 그가 읊은 시편이다. ‘저희’는 원수이다. 원수가 죽기를 당연히 바라지 않겠는가. 그러나 다윗은 역사를 없애지 말라고 한다. 내 백성이 역사를 잊는다면 그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알았기 때문이다.
서구 기독교 국가들은 역사를 보존한다. 독일도 영국도 세계 제2차대전의 흔적을 보존하고 있다. 예루살렘 교외에 나치의 유대인 어린이학살기념관이 있다. 죽어간 아이들의 이름이 끝없이 불리는 기념관을 돌아서 나온 사람들은 벽에 적힌 이런 글을 마주한다. “우리는 용서는 하자. 그러나 잊지는 말자. 잊으면 그 치욕은 반드시 다시 온다.”
2. 6.25 노래 가사 개사 시도?
‘신 6.25 노래’가 떠다닌다. ‘6.25 노래’를 고친 것이다. ‘원래 가사’→‘고친 가사’를 일부 제시한다.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조국의 산하가 두 동강 나던 날을 동포의 가슴에다 총칼을 들이대어’. ‘불의의 역도들을 멧도적 오랑캐를 하늘의 힘을 빌어 모조리 쳐부수어’→‘동포 형제를 원수로 만든 그들을 겨레의 이름으로 부수고 또 부수어’. ‘정의는 이기는 것 이기고야 마는 것 자유를 위하여서 싸우고 또 싸워’→‘자유와 민주와 평화와 번영 위해 민족의 공적과 싸우고 또 싸워서’.
이 밖에도 바뀐 부분이 많지만 이렇게만 보아도 원래 가사의 6.25 남침 전쟁의 성격이 얼마나 훼손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즉 민족 공동의 적으로 미국이 제시되고 6.25전쟁은 북괴의 남침이 아니라 미국이 남북한을 원수로 만들어 일으킨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이는 우리 대한민국의 주적인 북한 공산주의 노동당 정권의 주장을 추종하는 것이 아닌가. 역사는 역사 그대로 기억되고 가르쳐져야 한다.
언더우드 2세는 이미 이런 상황을 예견했다. 미국 뉴저지주 보든 타운 군사학원을 나온 그는 해방되던 해 미국 육군성 전략국에 근무했고 10월에 한국에 와서 미군정장관 고문과 미군정청 검열국 총무를 지냈다. 1950년 1월까지 한국에 있었고 6.25 남침전쟁 발발 후 10월에 곧 다시 한국에 왔다. “그것은…확실히 러시아에 의해 시작되었다. 이 시대의 세계는 모스크바가 위성국가에 대하여 유지했던 철권통치에 대하여 매우 잘 알고 있어서, 그 점에 대하여서는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의 충돌을 내전이라고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류금주 목사
<전 서울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