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상수도 시설이 발달되어서 어느 가정에서나 수도를 틀면 손쉽게 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수도 시설이 거의 없었던 옛날에는 마을마다 우물을 파서 공동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이 우물물은 오늘 하루 종일 사용해도 내일 다시 가보면 그만큼 물이 차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또 그 물을 길어다 사용합니다. 참으로 우물물은 퍼내면 퍼낼수록 더 넘쳐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교회는 이 우물물과 같습니다. 왜냐하면 교회를 통해 흘러나오는 하나님의 은혜는 서로 나누고 퍼 갈수록 더욱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마을의 우물물이 어떤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 전체의 것이듯 교회도 어느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에 의해 선택되고 부름받은 구원의 백성 전체의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공동의 우물물과 같은 것입니다. 마을 우물에 고여 있는 물은 사람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힘든 농사일을 하는 가축들의 목까지 축여주듯이 교회는 넉넉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생길에 지치고 곤한 나그네와 같은 사람들에게도 삶의 목마름을 해결하는 영혼의 샘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사야서 55장에서 “ 너희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와서 값없이 포도주와 젖을 사라” 하시며 간절히 초청하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목마른 마을 사람들이 우물로 나아오듯이 삶이 곤하고 지친 영혼들은 교회로 나아오시기 바랍니다. 교회가 바로 하나님의 은혜의 우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세상 물을 마시는 자는 다시 목마르지만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다시 목마르지 않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교회로 나아와서 예수님이 떠 주시는 은혜의 물을 마시기 바랍니다. 교회는 이 물을 마시기 위해 세워진 것입니다. 지금의 엔데믹 상황의 변화 속에서 교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와서 은혜의 생수를 마실 수 있도록 더욱 관심과 장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영적 환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은혜의 우물에서 내가 스스로 그 물을 떠서 마시고 인생의 기갈을 해결할 수 있는 건강한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누가 떠먹여 주는 것이 아닙니다. 식당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팔기는 하지만 손님에게 음식을 떠먹여 주지는 않습니다. 떠먹는 것은 내가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누구든지 교회에 와서 하나님의 은혜의 생수를 떠먹을 수 있길 바랍니다. 누가 먹여 주길 기다리면 안 됩니다. 떠먹여 주는 것은 환자들에게 하는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비록 어린 아이라고 할지라도 스스로 떠먹으려 노력합니다.
이처럼 다시 교회는 세워져야 합니다. 교회의 존재 가치가 정당화될 수 있는 길은 교회가 예배와 선교의 책임을 이룩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예배 등이 늘어나면서 교회의 기능이 약화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라는 공간에 모여 교류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종교의 기능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기민 목사
(광영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