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 가면 우리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으며 노는 걸 보는 게 좋았다. 이제는 아이들이 커서 그다지 모래성 쌓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옛날에는 몇 시간씩 앉아서 땅을 파고 작은 삽으로 모래를 푸고 두드렸다. 그 위에 망루를 만들고 성 밖으로 호를 둘러 팠다. 그리고 바다에서 물을 퍼다 채웠다. 그러다가 파도가 밀려오면 모래성은 휩쓸려 사라졌다.” <내 생애 마지막 한 달>(케리 슉, 크리스 슉 저)이라는 책 속에 지은이가 쓴 글입니다. 모래성 쌓기, 소꿉놀이, 땅 뺏기 등, 어린 시절 추억이 얽힌 사연들입니다. 그런데 장년이 된 지금도 모래성, 소꿉놀이, 땅 뺏기로 소중한 날들을 소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석 위의 집은 파도가 쳐도 무너지지 않지만, 모래성은 잔물결에 사라져 버립니다. 모래성, 그것은 영원한 가치도 의미도 아닙니다.
박종순 목사
•충신교회원로
•증경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