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저일 생각하니] 우리 명예본능 노예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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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본능에는 오욕칠정(五慾七情)이 있다. 그 가운데 많이 설치는 명예본능이 있다.

자기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명함에 굵직한 직함을 박아서 사람들에게 내민다. 이 본능 환자는 정가에 많고 문학단체 회원들에게도 거짓 인간들 숫자가 많다. 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등경 위의 등불은 멀리서도 그 빛이 보인다. 온유 겸손한 사람은 가만 있어도 그 삶의 빛과 인격이 멀리 퍼져 있다. 항상 빈수레가 더 요란하다. 명예직으로만 하고 보수는 없애자는 국회의원은 그 거짓에 국민의 지탄이 많아도 서로 국회의원 하겠다는 못난이 같은 후보들이 많이 설친다. 뒤로 공천 댓가의 검은 돈이 많이 오고 간다.

외솔 최현배 애국지사는 거짓의 온상을 돈이라 했다. 성경엔 돈은 일만악의 뿌리라 했다. 이 거짓 돈 때문에 수치를 당하는 정치인이 하나 둘 아니다. 대통령에게 줄대고 명예가 되는 한자리 차지하기 위해 대통령 아들들에게 돈을 갖다 바쳐서 그 아버지 대통령도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작고 대통령들이 있다. 불법 비자금 조성으로 유죄언도를 받은 대통령들도 있다. 지도자가 되려면 애국가를 지은 도산 안창호처럼 “죽더라도 거짓이 없어라” 외치며 공은 남에게 돌리던 순국애국자 도산의 겸손과 지도력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나라를 사랑한다면 그대가 먼저 건전한 인격체가 되라고 도산은 가르침을 주었다. 백범 김구는 조국 완전자주통일을 부르짖으며 통일이 이뤄지면 통일정부 문지기를 하겠다는 겸손의 인품을 보였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주변에 명예의 노예로 날뛰는 가라지 같은 인간들이 한심하게도 너무 많다. 범죄불감증에 걸려 죄를 짓고도 뻔뻔스런 가짜 인간들이 닭이나 뱀머리처럼 치켜 세우고 날뛰는 몰골들이 보는 우리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종교계에서 국민의 존경을 받던 한경직 목사, 성철 스님, 김수환 신부가 있다. 읽던 성경책, 끼던 안경, 입던 가사옷 묵주 정도만 남기고 이 세 성직자는 마지막 눈을 감았다. 김수환 추기경은 눈을 기증하고 하늘나라에 가셨다. 세 성직자는 청빈한 삶으로써 인생의 참길을 보여 준 것이다.

일제시대 일사각오 믿음을 붙잡고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순교한 주기철 목사, 제주도에 목숨 걸고 전도하며 제주의 우상 산신령 큰 뱀을 컴컴한 굴속에서 때려 죽인 순교자 이기풍 목사, 공산당에게 3부자가 다 목숨을 잃고 순교한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 이런 목사님들은 다 명예를 버리고 오직 길과 진리 생명되신 예수님 말씀대로 살아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목사 중에는 미국의 가짜 박사 국내의 가짜 박사를 내세우며 아주 학구적인 목사인양 자기 이름을 알리려 하는 것이다. 필리핀에 선교사들이 세운 신학교의 학위 수여식을 한국에서 위임받고 박사학위 취득에 침흘리는 남녀 목사에게 신학박사가 아닌 명예문학박사를 15명 정도 모인 자리에서 학위를 준다. 아직 영글지도 않은 시를 쓰면서 전도는 뒷전이고 시집이나 문예지의 이력에 명예문학박사를 내세워 자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어떤 행사에 참여했을 때 내빈 소개에 빠졌다고 아주 섭섭히 여기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1974년도 여름 8.15 경축식에서 일본에서 건너온 공산당 청년 총에 갑자기 부덕 높은 육영수 여사가 별세하자 남원에 빈소가 차려졌다. 아내와 함께 빈소에 가서 조문하고 지리산을 오르며 제석단에서 잠시 쉴 때 낙서투성이 바위에 진주에서 온 학생이 자기 이름을 새기고 있었다. 장가 들어 아내에게 보여 주기 위해 이름을 새긴다고 했다. 명예 본능 행위다. 진주 이 고교생처럼 솟구치는 명예본능을 다 기도와 믿음으로 자제하고 빛과 소금의 주님 일에 우리 모두 앞장서야 하겠다.

오동춘 장로

<화성교회 원로 문학박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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