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야기] 선교사 아내의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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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에서 한 선교사 부부를 만났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그들은 우리를 집으로 초대했다. 조그만 집에 방 한 칸을 빌려 살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너무 초라한 삶이었다. 대화 중에 바누아투에 선교사로 오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서울에서 오랫동안 목회를 했는데 여러 가지 견딜 수 없는 어려움이 있어 남편 목사님만 무작정 바누아투로 왔다. 혼자서 차도 없이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선교할 방법을 찾아다녔다. 참으로 막막했다. 그곳에 몇 안 되는 교민들이 조금씩 도움을 줬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한 교민이 오래된 중고 지프차도 하나 줬다. 사모님은 한국에서 몇 안 되는 교인들을 돌보다 결국 정리를 하고 바누아투에 합류를 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형제를 한국에 두고 무작정 이곳으로 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회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견딜 수 없는 목회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분명했다. 무작정 바누아투에 와서 선교를 하려 했으니 그분들이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되었다. 가진 돈도 없고 언어도 통하지 않고 도와줄 인맥도 없는 상황에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웠을지 마음이 아팠다. 더구나 아들 둘을 한국에 두고 왔으니 그 아픔은 오죽했겠나 싶어 참으로 안쓰러웠다.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는지, 사모님은 매일 바다에 앉아 통곡을 했다고 했다. 

너무 마음이 아파 어떤 방법으로든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금전적으로 조금씩 후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분들의 사역을 조금씩 파악한 뒤로는 선교에 필요한 것들을 지원했다. 선교에 사용할 양식들을 보내 주고 성경책과 필요한 것들을 공급했다. 그리고 공짜로 얻어 타는 지프차가 수시로 고장이 나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새 차 같은 스타렉스를 구입해 주었다. 그때 마침 한국으로 돌아가는 교민이 구입한 지 얼마 안 된 차를 판다고 해서 좋은 차를 구입할 수 있었다. 또 각 마을을 함께 찾아다니며 양식을 나누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 주었다. 예배당이 없는 곳에는 예배당을 지어 주고, 다리가 없는 곳에는 다리를 세워 주었다. 그리고 사역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면서 거주할 사택을 너무 짓고 싶어했다. 힘이 되는 대로 도와서 아름다운 사택도 장만했다. 선교사 부부는 무엇보다 한국에 두고 온 두 아들 걱정이 컸다. 그래서 두 아들 모두 우리 학교로 데려와 영어 연수와 신앙 훈련을 시켜 주었다. 공부하는 동안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두 분을 뉴질랜드로 초청해서 함께 안식을 취하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아들이 함께하는 선교팀을 만들어 바누아투의 선교를 돕도록 지원도 했다. 몇 년의 시간이 흘러 선교사 부부는 바누아투에 확실한 선교 기반을 마련했다. 아름답고 큰 선교센터도 지었다. 하나님의 역사는 참으로 오묘하다. 일면식도 없었던 선교사 부부를 만나게 하시고 이렇게 놀라운 선교의 역사를 이루게 하셨다. 

하나님은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난 뒤, 유대인의 사회에서도 핍박을 받고 그리스도인들로부터도 불신을 받는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에, 바나바라는 믿음의 사람을 보내서 오늘의 바울이 있게 하셨다. 언제나 모든 것이 합력해 선을 이루도록 역사하시는 좋으신 우리 하나님을 온 마음을 다해 찬양한다.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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