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정보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TV, 신문, 인터넷, SNS 등의 매체들을 통해 하루에도 엄청난 정보를 얻는다. 그런데 그 정보들을 분석해 보면 모두 다른 사람이나 바깥 세상에 대한 것들이다. 정치, 경제, 범죄, 사고, 연예인, 스포츠, 오락, 섹스, 폭력에 관한 가십거리에 몰입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우리는 연말이 되면 “일 년이 왜 이렇게 빠른지 몰라! 정신없이 또 한해가 지나갔네”라고 자조 섞인 탄식을 한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가? 나에 대한 묵상이나 반성의 시간이 없이 세월이 흘렀다는 뜻이다. 현대인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정보나 밖의 세상 이야기에 도취되어 정작 가장 중요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놓치고 있다.
가끔은 핸드폰을 꺼두고 자신을 반성할 시간이 필요하다. 신문을 외면하고 TV와 상대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있어야 한다. 신경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의 교수 대니얼 래비틴은 <정리하는 뇌>(The Organized Mind)라는 저서에서 오늘날의 시대를 정보 과부하 시대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인간의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도록 발달되었는데 현대인은 한 번에 여러 일을 해야 하는 환경에 살고 있다고 한다. 정말 현대인들은 운전을 하면서 라디오 들으면서 네비 보면서 전화 받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누가복음 13장에 보면 예루살렘 도성의 빅 뉴스거리들이 열거된다. 갈릴리 사람들의 폭동과 빌라도의 잔인한 진압 사건, 빌라도가 거룩한 제단에 사람들의 피를 섞은 사건,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 18명이 압사당한 사건, 그들이 죄가 많아서 죽었다는 소문 등이다. 이런 소문을 예수에게 전하는 사람들을 향해 주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즉 너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하라는 말씀이다.
오늘날도 우리는 흉흉한 뉴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소문의 정보에 관심을 집중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놓쳐버린 채 한해를 보내고 있다. 사건과 사고 속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비난하면서 ‘나보다 죄가 많은 너’를 정죄한다. 그리고 ‘나는 너보다 죄가 없으니까 한 마디 하겠다’라고 목청을 높여 죄인인 상대를 정죄한다. 그러나 주님은 말씀하신다. “너도 회개하지 않으면 망하리라.” 회개해야 망하지 않는다. 도끼는 이미 나무뿌리에 놓여 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