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꿈은 온 겨레가 염원하는 꿈이다. 현재는 암담하지만, 그래도 통일의 꿈을 포기할 수 없다. 꿈을 포기하는 자에게는 미래가 없다. 바른 꿈이라면 부단히 도전하는 자에게 언젠가 통일의 꿈이 실현될 것이다. 그런데 그 꿈은 국가 통치자의 영광을 위한 꿈이 아니라 남북한 온 겨레의 염원을 성취하기 위한 사심 없는 꿈이어야 한다. 김일성은 소련과 중국을 등에 업고 6‧25전쟁을 일으켜 무력으로 한반도의 적화통일의 꿈을 꾸었다. 하지만 그 꿈은 국군과 유엔군의 도전으로 무산되었다. 아직도 북한은 그 꿈을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해 오고 있다.
그러면 남한은 북한의 그런 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로 우리 앞에 난제로 다가오고 있다. 근대 영국의 사가 토인비(A.J.Toynbee)는 도전이 왔을 때, 이에 상응하는 응전을 하지 못할 때, 기존 문명은 쇠퇴 내지 붕괴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평등 이념의 사회주의 실현을 구실로 4대 세습까지 꿈꾸는 북한 독재체제로 넘어가느냐 그렇지 않으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선진국형의 자유민주주의 국가 체제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의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
여기에는 내외부의 두 가지 큰 장벽이 있다. 첫째의 장벽은 내부의 장벽이다. 그것은 빈부격차를 구실로 끝없이 도전해 오고 있는 노조세력이다. 이것은 북한군과 같은 군사적 세력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붕괴의 가장 위협적 세력이다. 인류역사를 되돌아보면 외부 세력 못지않게 내부세력이 더 무섭다. 이들 내부 노조세력을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진정한 우호세력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느냐 없느냐는 앞으로 국가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다. 그 이유는 민노총을 비롯한 내부의 노조세력들이 미군철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외적 장벽은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주체사상을 주장하는 통제불능의 북한의 독재정권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큰 장벽을 극복하고 한민족의 숙원인 민족통일의 꿈을 어떻게 이룩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첫째로 국정을 맡은 지도자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확실한 소신을 가지고 각 분야의 모순된 것을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에서 과감하게 개혁해 나가야 한다. 빈부격차가 너무 벌어지고 부패하면 장개석 정부나 월남 패망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노조나 재벌이나 기득권 세력을 설득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것은 통일로 가는 길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4강에 대한 절묘한 외교정책을 구사해 나가야 한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해양세력도 중요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대륙세력을 경시하고는 민족통일의 꿈을 이룩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어떤 지도자가 국가를 이끌어 가든지 간에 4강에 대한 지혜로운 외교정책 문제에 최선의 지혜와 역량 발휘를 집중해 나가야 한다.
셋째로 통일에 대한 우리의 의지이다. 남북분단이 외세에 의해 이루어졌으니,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이 해결해 주겠지 하는 방관자적 자세를 가진 국민이 있다면 그것은 무책임한 자세다. 통일의 주체는 바로 우리 국민이다. 우리가 주인의식(主人意識)을 가지고 남북한 공존(共存)·공영(共榮)의 정신으로 모든 것을 자연법적(自然法的)으로 순리적(順理的)으로 부단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통일의 서광이 비칠 것이다. 오늘날은 세계적으로 민족자결권이 존중받는 시대이다. 자기 나라 문제는 자신들이 해결하려고 인내를 가지고 노력할 때, 세계인들도 우리에게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