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이야기] 장기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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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람(21)은 한림대 2학년 때 2015년 9월 미국 ‘노스 시애틀칼리지’에 교환학생으로 갔다. 영어를 배워서 지역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겠다고 하면서 2017년 9월 24일 다른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학교 오리엔테이션에 가려고 버스를 탔다. 

버스가 호수 위 ‘오로라브리지’를 건너던 중 버스바퀴가 빠진 관광용 수륙양용(水陸兩用) 버스가 하람이가 탄 버스를 측면에서 받았다. 

이때 일본인 학생, 중국인 학생 4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영사관으로부터 하람이가 크게 다쳤다는 비보를 들고 김순원 목사 부부가 이튿날 시애틀 병원에 찾아갔다. 그러나 딸은 사고 이튿날 뇌사 판정을 받았다. 현지법상으로 뇌사 후 14시간 내에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해야 했다. 

이때 병원기증 담당자가 김 목사 부부에게 ‘장기기증 의사’를 타진했을 때 처음에는 내게 딸의 장기를 달라고 하느냐며 허락지 않았으나 하루를 지낸 후 김 목사 부부는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해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수혜자들에게 편지를 썼다. 이때 김 목사 부부는 딸의 장기를 주어 살아서 건강하게 행복함을 줄 것을 생각해 너무 기쁘고 자랑스러웠다고 하면서 하람이의 못다 핀 믿음의 삶을 대신 열심히 살아 주시기 바란다는 편지다. 

그래서 하람이의 간, 폐, 신장, 췌장, 각막 등은 미국의 생면부지(生面不知) 환자들에게 이식되었다.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고 건강을 회복한 매트(50)라는 남자는 김 목사님에게 영상통화로 “보내주신 편지를 벽에 붙여 놓고 매일 본다”고 했다. “따님이 남긴 선물 덕분에 저는 우리아이 졸업식에 갈 수 있었다”고 했다. 

경기도 구리시 예인교회 김순원 목사는 교인 25명과 함께 맏딸 하람의 각막과 신장 등 장기를 기증한 딸에게 “아빠도 네가 간 하늘나라에 가겠다”고 했다.

김광식 목사<인천제삼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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