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필자는 인생 첫 해외 방문으로 치앙마이 비행기에 탑승했다. 기대감보다 떨림이 컸던 순간이었다. 치앙마이공항의 땅을 밟으면서 비전트립이 시작되었다. 당시 필자는 부천노회 세계선교부 총무로 목회자 자녀 비전트립의 실무 책임을 맡고 있었서 이 비전트립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동안 해외 선교지 탐방 프로그램은 선교부 성인 부원들이 대상이었으나 ‘참가하는 청소년·청년 시기에 세계화 속에서 자신의 신앙과 자의식을 확립하고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하라”는 성경 말씀을 깊이 새겨 기독교적 세계관과 바른 가치관을 확립하도록 한다’라는 선교부의 목적의 따라 노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당시 기독공보가 비전트립에 관한 기사를 내주었다.
우리들의 목적지는 태국 중부 지역에 있는 메솟이었다. 메솟은 태국과 미얀마 국경에 인접한 지역이다. 미얀마의 내전과 경제적 이유로 메솟 땅으로 이주한 소수 부족들이 난민으로 살아가는 곳이다. 세계에서 NGO 단체나 선교 단체가 가장 많이 들어와 있으며 UN에서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이곳은 800km 내로 12개의 난민 캠프가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곳이었다. 치앙마이에서 6시간 넘게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태국의 풍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모든 장면을 눈에 담고 싶었다. 메솟에 도착한 일행은 멜라 난민 캠프와 신학교, 교회와 청소년 기숙사, 중·고등학교, 초등학교, 어린이집, 메타오병원, 태국 국경 등을 방문했다. 방문한 곳에서 카렌의 미래세대들과 서툰 언어로 소통하며 찬양과 게임을 통해 우정을 만들어갔다. 멜라 난민 캠프에서 1박을 하면서 참가자들 대부분은 처음 갖는 난민 경험을 통해 그동안 개척교회라는 자신들의 환경에 불평했던 삶을 돌아보고 이곳 카렌 친구들의 행복한 모습에서 감사를 발견하기도 했다. 비전트립을 다녀온 후 참가자들이 돈을 모아 현지에 소 한 마리(카우뱅크)를 보내기도 하였다.
메솟에서 만난 지도자 중 잊을 수 없는 분들이 계신다. 멜라 캠프의 사이먼 박사, 등불신학교의 뉴톤 목사, 메타오병원의 신디아 마웅 여사이다. 이들 중 사이먼 박사와 뉴톤 목사는 고인이 되었다. 최근에 뉴톤 목사의 장례식이 있었다. 이분들과 세 번 만났으니, 메솟에 세 번 다녀온 것이다. 목회자 자녀 비전트립으로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큰 도전을 받게 되었다. 이들 중에 여러 명은 신학교에 가서 목회의 길을 걷고 있고, 초등 특수 교사로 교직에 몸담은 청년·유명한 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는 청년 등 비전트립을 통해 얻은 비전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메솟에서 만난 친구들의 찬양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들의 열정과 순수함에 받은 감동은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메솟에서 15년 넘게 선교사역을 감당하는 선교사님을 통해 매달 선교 상황과 소식을 받고 있어 관심을 갖고 기도를 계속하고 있다.
올겨울에 네 번째로 메솟에 갈 계획이다. 현재 타송양 郡 메송 面에 풍성한교회 성도들의 헌금으로 카렌족 난민 교회를 건축하고 있다. 교회 건축이 완공되면 헌당예배를 드리기 위해 방문할 예정이다. 교회가 건축되면 지역사회의 중심적인 역할을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 풍성한교회와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단기선교 등 선교사역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목회자 자녀 비전트립은 필자와 메솟이라는 선교현장을 연결해준 특별 프로젝트였다. 언젠가 미얀마 땅에 평화가 찾아오면 메솟의 소수 부족은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들 대부분은 새로운 미얀마의 주역들이 될 것이다. 그날이 속히 오기를 고대한다.
권 일 목사
<풍성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