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한경직 목사님의 유업을 잇는 추양재단 운영위원회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고 하용조 목사님께서 초대 운영위원장이셨고 이동원 목사님, 홍정길 목사님, 이철신 목사님도 추양재단의 운영위원으로 참여하셨다.
그 모임에서 이동원 목사님께서 하용조 목사님과 함께 남한산성에 계시던 한경직 목사님을 찾아뵙고 대화하시던 이야기를 소개해주셨다.
두 분의 목사님께서 한경직 목사님께 목회자로서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하셨다고 한다. 한목사님의 대답은 단순했다.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십시오” 이북 사투리로 말하면 “예수 잘 믿으시라우요”가 되는 것이다. 한경직 목사님은 30년 넘게 목회하고 은퇴하는 많은 목사님들 앞에서 권면의 말씀을 하실 기회가 있으셨을 때도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여러분 예수 잘 믿으십시다.”
목사건 장로건 직분을 맡으면 갑자기 신앙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직분이란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인정을 받고 이제 다른 그리스도인들을 섬기고 이끌 수 있는 리더십으로 세움을 받는 것이다.
직분을 받으면 그리스도인에서 다른 어떤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여전히 목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더욱 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려고 열심을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신앙의 꿈은 직분자로서의 성취가 아니라 변함없이 참된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장해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장로의 직분은 영광스러운 직분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직분이다. 장로직의 기원은 모세 시대부터이다.
모세가 지도자로서 혼자 무거운 짐을 지고가기 어려웠을 때 70인의 장로를 세워 함께 짐을 나눈 것이다. 신약시대에도 유대교의 장로들이 있었다. 4000년의 역사를 지닌 직분이다. 베드로는 “함께 장로가 된 사람이요”라고 하였다.
장로 베드로는 자신을 소개하는 두 가지 표현을 덧붙인다.
첫째, 자신을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으로 묘사했다. 자신을 부활의 증인, 혹은 변화산 사건의 증인으로 부르지 않고 고난의 증인이라고 했다.
둘째, 자신을 소개할 때 나타날 영광에 동참할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으로써 끝난다면 장로의 직분이 인기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에게 장차 나타날 영광이 기다리고 있다.
장로의 직분으로 섬길 때에 언제나 이 땅의 영광이 아니라 장차 나타날 영광을 바라보며 섬기는 장로들이 되시기를 기도한다.
이재훈 목사
<온누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