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톡] 고비에서 평화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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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몽골 고비사막을 간다. 고비사막이라 하지만 실상은 광야다. 고비에도 사막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광야라 함이 옳다. ‘시내광야’ ‘유대광야’라 부르는 것처럼 고비도 광야다. 광야는 사막은 아니지만 척박하기는 마찬가지다. 물도 없어 오아시스에 가야만 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사막과 매한가지다. 다만 고비광야에는 작은 풀들이 자라거나 그 풀들을 먹고 사는 가축 떼가 있다. 물도 부족한 광야에서 자라는 생명력의 힘은 위대함을 넘어 신비롭기만 하다. 나는 그 신비로운 고비의 생명력을 사랑한다. 

탈북자들 중 약 30%가 고비를 넘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 죽을 고비를 넘어 대한민국에 들어오려면 마치 광야에서 살아가는 고비의 들꽃과 풀처럼 강하고 질겨야 한다. 탈북자들 중 어떤 이들은 고비에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들이 끝없는 광야를 걷는 중 죽은 이들의 시신을 본 적이 있다 한다. 먹을 것은 고사하고 물도 없이 무작정 끝없이 펼쳐진 광야를 걷는다는 것은 목숨을 건 투쟁이다.

올해 나는 다시 고비를 간다. 고비를 걷고 싶어 또 고비에 간다. 고비에서 평화를 생각하려 한다. 처음에는 고비에서 길을 찾았고, 다시 고비에 갔을 때에는 고비에서 나를 찾는 여행을 했다. 이번에는 함께 하는 일행에게 고비에서 평화를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탈북자들이 넘어오는 그 죽음의 길에서 평화가 절실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고비에 태양광 발전소를 만드는 꿈을 꾸었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위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를 구상했던 손정의 회장은 이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면 몽골은 물론 중국과 북한, 남한과 일본까지의 모든 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위에 스마트 팜을 비롯한 다양한 4차 산업혁명과 부가가치가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유치하여 남한의 기술과 자본, 몽골의 자원, 북한의 노동력이 함께 융합되는 새로운 평화경제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평화와 통일을 몽골에서, 바로 고비에서 실행에 옮겨 성공시켜야 한다. 나는 고비에 이른 바 ‘선한사마리아인의 캠프’를 만들려 한다.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공동체에 대한 실험이 실패로 끝나는 것을 보면서 이념으로는 결코 통일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자각하였다. 한반도 통일의 제3의 길은 몽골에서 경제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한국교회가 이 프로젝트를 위하여 선한 일을 도모하고 기도하며 힘을 모아야 한다. 이제 그때가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고비로 간다. 평화를 생각하기 위해 고비로 간다. 4년 만에 고비를 가려니 가슴이 설렌다. 나는 고비를 사랑한다. 고비의 생명력을 사랑하고 고비가 갖고 있는 힘을 너무 좋아한다. 고비가 그립다.

유해근 목사

<(사)나섬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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