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감사와 기대의 명절 맥추감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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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추감사절이다. 맥추감사절은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명하신 유월절과 수장절과 함께 이스라엘의 3대 절기 중 하나였다. 구원(출애굽)에 대한 감사로 유월절을, 한 해의 추수를 감사함으로 수장절을, 그리고 첫 열매를 감사함으로 이 맥추절을 지키라고 명하신 것이다(출 23:16). 이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이 축복의 땅 가나안에서 복되고 풍성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한 배려였다. 감사가 삶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을 애굽에서 해방 시켜서 시내광야 까지 인도하시고 그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서 복되게 살아가는 방법으로 율법을 주셨다.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시려고 하나님을 어떻게 섬길 것인가에 대한 제사법 등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는 법과 또 하나님을 향하여 이웃을 향하여 거룩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그들이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서 감사절을 지키게 하셨다. 감사하는 삶이 복된 삶의 비결이요 감사가 복된 삶의 능력이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감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 행동일 때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감사를 의무적인 것으로 규례로 정하시고 어떤 경우에도 한 해 세 번씩은 감사절을 지키게 하신 것이다. 이는 그들의 삶의 전부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기억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므로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명하신 축복의 명령이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그들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을 바로 섬길 때는 감사를 잊지 않고 명절을 지켰고 감사할 수 있을 때 그들의 삶은 풍요했다. 요시야 시대가 그랬고(왕하 23장) 히스기야 시대(대하 30장, 35장) 그리고 성전을 재건하고 감사한 에스라 시대가 그랬다(에스라 6장). 곧 감사절의 명령은 당신의 백성들이 복된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킬 맥추감사절은 이름 그대로 보리 추수를 감사하는 절기였다. 맥추감사절은 지난날 농경문화권에 속했던 우리 한국교회에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켜온 절기이다. 우리 한국교회가 감사절을 지킨 것은 선교사들에 의한 것이며 기록에 의하면 1904년 제4회 장로회 공의회에서 추수감사절이 결정된 이후로 우리의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 왔음을 고백하는 믿음으로 하나님께 드렸던 감사의 절기였고 이는 길이 계승하고 선양해야 할 아름다운 전통이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보리농사를 짓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그 뜻의 소중함에도 불구하고 맥추감사절은 큰 감동 없이 지키는 형식적인 절기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의 주장처럼 더 이상 맥추감사절을 지킬 필요성 역시 상당히 약화된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수고의 첫 열매를 매월(월급) 또는 수시로 거두고 있는 때임으로 십일조를 드리는 헌금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주장도 어느 정도 당위성이 있는 주장으로 들리기도 한다. 어쩌면 한 해에 두 번만이 아니라 매월 드리는 감사가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들리기에 맥추감사절의 정당성에 대하여 점점 더 긴 설명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사실 하나님께서 이 감사절을 지키라고 명하신 것은 단순히 첫 추수(보리 추수)에 대한 감사만이 아니라 우리가 기회 있을 때마다 감사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삶, 삶의 전부를 감사하며 사는 삶을 통하여 삶을 풍요롭게 살아가게 하려는 한 방법으로 주신 명령이다. 감사는 매일 매 순간 가져야 할 하나님 백성의 삶의 태도이지만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적어도 한 해 세 번 이상은 의무적으로 감사절을 지키게 하신 것이다. 감사를 잊지 말고 감사가 삶이 되게 하려는 하나님의 배려였다. 

그래서 필자는 이제 우리 맥추감사절을 보리 추수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우리의 지난 반년을 감사로 돌아보고 남은 반년을 기대로 바라보는 삶의 동력으로 주신 명절로 지키자고 제안하고 싶다. 그래서 맥추절은 “감사로 지난 반년을 돌아보고 기대로 남은 반년을 바라보는 절기”로 지키면 좋겠다. 7월 첫 주일은 열심히 달려온 한 해의 절반을 지나는 시점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수많은 우여곡절의 삶이었지만 이 모든 것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정리하고 남은 반년을 이끌어 가실 하나님의 섭리와 은총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소망으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명절로 지키자는 것이다. 그래서 맥추감사절을 지난 반년의 삶의 열매를 감사로 정리하고 다가오는 반년을 하나님께 의탁하고 그분의 자비를 기대하며 또 한 번 더 믿음으로 새롭게 일어서서 한 해를 정리하는 절기, “감사와 기대의 명절”로 지키자는 것이다. 은혜 베푸신 지난 반년을 감사하고 은혜 베푸실 남은 반년을 감사하는 절기로 지키자는 것이다. 

이만규 목사

<신양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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