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첫 주일은 맥추감사주일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서 430년의 노예 생활, 40년 동안의 광야 생활 끝에 드디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 왔다. 지파 별로 땅을 분배 받고 씨를 뿌리고 곡식을 첫 수확하게 되었다. 보리와 밀을 거두었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서 그들 마음속에 얼마나 뜨거운 감사가 우러났겠는가! 감격의 눈물이 한없이 흘렀을 것이다. 노예 생활에서 구원하여 주시고 짐승이 울부짖는 메마른 광야 길에서 지켜 주시고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안식을 누리게 해 주셨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함께 모여서 첫 열매를 드리며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와 찬송을 드렸을 것이다. 추수감사절, 1621년 신앙의 자유를 찾아 대서양을 건넜던 청교도들이 신대륙에서 첫 수확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고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 것도 이 맥추감사절에서 배웠을 것이다.
하늘에 반짝이는 별빛에도, 들꽃 한 송이에도, 해변의 모래알 하나에도 하나님의 창조의 놀라운 솜씨가 들어 있다. 거기서도 하나님의 얼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농부는 씨를 뿌리고 뜨거운 여름날에 쉬지 않고 땀을 흘린다. 보살피며 농사를 지어 열매를 거둔다. 땀 흘리는 농부의 얼굴에서도 하나님의 얼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가난한 이웃, 굶주림에 고통받는 이들의 얼굴에서도 하나님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난 날 받은 은혜를 망각하기 쉽다.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민족은 나라를 잃고 일제 식민 통치에서 35년 동안이나 신음했다. 6.25 전란에서 구원하여 주셨다. 세계 교회사에 빛나는 교회 부흥을 허락해 주셨다. 우리를 헐벗고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 주셨다. 맥추절을 오순절이라고도 하는 이유는 구약에서는 맥추절에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고 첫 열매를 먹게 되었듯이, 신약에서는 오순절에 성령이 임하셔서 성령의 시대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첫 교회의 시작이자 교회의 탄생일이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서 요즈음에는 농촌에서도 보리 농사를 많이 짓지 않는다. 더구나 도시에서는 농사가 없다. 도시 인구가 80%를 넘는다. 때문에 최근에는 맥추감사주일을 지키지 않는 교회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맥추(麥秋)는 보리를 추수하는 일이다. 봄철이 끝나가는 시점이다. 7월 첫째 주일이 해당된다. “맥추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를 거둠이니라.” 처음 익은 곡식의 열매를 드리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날에 성회(聖會)로 모이라고 명령하셨다.
‘보리 농사’ 운운하기 전에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를 감사하는 주일로 생각하면 하나님 앞에 합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바람직한 믿음의 행위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감사의 날에 감사의 예배를 드린다. 하나님께서 상반기(上半期)에 주신 은혜를 새겨보며 깊이 감사한다.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자복(自服)하고 회개한다. 용서해 주시기를 간구한다. 교회 공동체 안의 병상에 있는 환자들을 위해서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한다. 매 주일 예배를 위해 섬긴 자들을 축복하며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한다. 목사님과 부교역자들에게 성령님께서 늘 인도하여 주시는 목회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공동체 안에 어려움을 당한 자들을 위하여 긍휼히 여겨주심을 구하는 기도를 드리면 좋을 것이다. 자녀들이 믿음 안에서 성장, 성숙해져가고 성령님의 뜻을 분별하고 순종하는 자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나라가 하나 되고 통일의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한다.
“맥추절을 지키되 모든 가족과 노비와 성 안에 거하는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와 레위인들이 다 같이 함께 택한 곳에 모여 감사함으로 즐겁게 지키라”고 하신다. 맥추감사주일은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께서 은혜와 자비를 주시고 인도해 주심에 감사를 드리는 날이다. 송축하는 주일이다. 우리가 소유하고 누리는 것 중에 하나님께 받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모든 것을 하나님께 거저 받았으니 은혜 위에 은혜이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감사보다 더 아름다운 예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