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반도가 분단된 지 70년이 지나 1세기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후 분단된 나라들이 모두 통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은 아직도 같은 동포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특히 북한은 적화통일을 위해 1950년 6‧25전쟁을 일으켰다. 국군과 유엔군이 반격에 나섰으나 중공군의 개입으로 결국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을 체결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면 왜 같은 동포끼리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좌와 우의 이념문제 때문이다. 그러면 좌와 우의 이념은 과연 절대적 가치를 가진 것인가? 인류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기원전 5세기경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상적 국가체제는 무엇인가 체제 논쟁이 있었다. 플라톤은 자유를 적절히 통제하면서 공동체 생활을 강조하는 사회주의적 스파르타를,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의 자유와 능력을 인정하는 합리적이고 자연적인 아테네 체제를 선호했다. 이런 주장은 좌익과 우익 이념의 초기 단계의 주장으로 볼 수 있다.
그후 로마제국이 대두하여 서구와 동방지역에 막대한 영토를 강점하였다. 로마제국이 정복한 영토를 지배하는 과정에서 라티푼디움(Latifundium)이라는 대토지소유제가 실시되었다. 소규모의 자작농이 몰락했다. 이들이 도시로 집중하여 일일 노동자가 되었다. 이들을 프롤레타리아(proletaria)라고 부른다. 이들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다. 그락쿠스형제가 농지개혁을 통해 해결하려 했으나 형 티베리우스 그락쿠스는 피살당하고 동생 가이우스 그락쿠스는 자살하였다. 그런 혼란기에 민중파(populares)의 거두 마리우스(Marius) 장군 세력과 벌족파(optimates)의 거두 술라(Sulla) 장군 세력 간에 내전이 발생하여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그후 근세에 이르러 1789년에 프랑스혁명이 발생하였다. 이 혁명의 발생 배경은 앙시앵 레짐(Ancien Regime)이다. 이것은 불평등한 사회구조의 누적된 모순을 타파하여 정치‧경제‧사회의 신분적 평등사회를 이룩하려는 대표적 근대 시민혁명이리고 할 수 있다. 좌익과 우익의 근대적 기원은 프랑스혁명 당시 국민의회에서 혁명파는 좌측, 왕당파는 우측에 나뉘어 앉은 것에서 비롯되었다. 로베스피에르(Robespierre)를 중심으로 한 자코뱅파(Jacobins)는 왕당파인 지롱드파(Girondins) 인사들과 기득권 세력들을 적폐로 몰아 단두대에 처형하였다. 그후 1848년 엥겔스와 마르크스에 의해 공산당 선언 이후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이라는 국제공산주의운동(Comintern)이 빈부격차가 많은 빈곤한 나라들에 프롤레타리아혁명이라는 명분으로 전 세계에 들풀처럼 확대되어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일본 유학생들을 통해 한반도에까지 확산되어 오늘의 좌익과 우익의 갈등사회를 초래하게 되었다.
하지만 프롤레타리아 종주국 소비에트연방공화국이 1991년 붕괴되고, 동구권 국가들이 탈이념 국가로 변했고, 중국마저도 실사구시적 시장경제를 인정하는 수정공산주의 국가로 변신하였다. 하지만 북한만 세계 유일하게 문을 굳게 닫아걸고 남북한이 공멸(共滅)에 처할 핵무기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북한은 권력욕에 사로잡힌 외고집을 버리고 문을 열고 탈이념의 세계 사조를 수용해야 한다. 인류역사는 순리적이며 자연적인 세계 보편 이성을 누구나 인정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북한은 적화통일의 환상을 버리고 너와 내가 상생하면서 평화스럽게 순리적으로 난제를 풀어가려는 코페르니쿠스적 공존의식으로의 사고의 전환이 절실하다. 그렇게 북한이 생각을 바꾸면 남북통일도 자연스럽게 도래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