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 사회에 10억 모으기 신드롬이 일었다. 너도나도 10억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계획을 짜서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방속국에서도 10억 만들기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방영하곤 했다. 아직도 방송 하나가 눈에 선하다. 젊은 부부가 10억을 만들기 위해 최소의 비용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한 내용이었다. 세수한 물은 절대 버리지 않고 변기에 사용하거나 빨래를 할 때 재사용했다. 그리고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는 꼭 쿠폰을 모아서 공짜 물건을 얻고, 심지어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시식용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10억이 도대체 뭐길래 인생을 저렇게 비참하게 살아가는지 참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아직도 가치 있는 인생을 살지 못하고 돈의 노예가 되어 오직 돈 모으는 데 인생의 목적을 두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오래전에 우리 선교·영어 장학 프로그램에 지원한 한 자매가 있었다. 신청 서류에 인생의 목적을 기술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자매는 목회자 자녀인데 아마도 물질로 많은 아픔을 겪었던 것 같았다. “나의 인생의 목적은 30세까지 10억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기록했다. 그리고 앞으로 10억을 만들면 이것으로 선교사업을 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도 세밀하게 기록했다. 이 내용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돈 때문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으면 이 젊은 시절에 이런 인생의 목적을 가질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이 자매가 오면 반드시 올바른 물질관을 심어 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성경은 우리에게 부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고 했다. 부자가 되려는 마음은 시험과 올무에 빠지게 하고 결국 인생을 파멸시킨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무리 부자가 되려고 애를 써도 될 수도 없고 결국은 그 욕망으로 자신을 파멸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돈을 사랑하면 일평생 근심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한순간도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을 누릴 수가 없다. 돈을 사랑하면 망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면 돈의 문제로부터 일평생 자유함을 누릴 수 있다는 이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물질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다. 내가 애쓰고 노력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필요에 따라 채워 주신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불가능이 없다. 오늘이라도 하늘 문을 열어 쌓을 곳이 없도록 부어 주실 수 있다. 우리가 물질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면 반드시 물질을 맡겨 주신다. 나는 이 진리를 일평생 체험하며 살아왔다.
우리의 소망은 물질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물질의 고통에서 자유하려면 우리의 마음을 물질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고정시켜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야 한다. 이제는 없어지고 사라질 헛된 물질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우리의 모든 필요를 채워 주시는 하나님께 우리의 소망을 두자.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