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란 무엇이지요?” 강의할 때 내가 자주 물어보는 말이다.
“대놓고 화내는 것이요.”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몇 마디 주고받다가 마음에 안 들면 화부터 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대화방법이나 기술이 미숙하고 잘 모르고 서투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은 말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고 말 때문에 비참해지기도 하며 말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행복한 말 한마디는 바이러스처럼 순식간에 맘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러나 마음이 각박하고 여유가 없으면 곱게 말할 수 있는데도 자신도 모르게 뾰족한 말이 튀어나오게 된다.
“어떻게 하는 일마다 그 모양이야.” “왜 맨날 늦어. 또 누구 만나고 왔어?”
“하루 종일 애들 안보고 뭐했어?” “야, 너 우물거리지 말고 말 좀 똑똑히 못해?”
“신문 좀 봐라. 어떻게 그렇게 아는 게 없냐. 무식하기는.”
상대의 행동이나 생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인격이나 능력을 공격하고 비난한다. 이런 말들은 자존감에 상처를 주어 분노를 갖게 한다.
부부는 사랑하면서도 사랑에 실패한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기 때문이며 사랑마저도 자기중심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은 말로 표현해야만 한다. 옳은 말 당연한 말을 한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이치에 맞고 조리에 맞는 말을 한다고 다 통하는 것도 아니다. 때와 장소, 분위기에 따라 부부만이 쓸 수 있는 재치 있고 정감 있는 표현을 많이 개발해서 나누는 것이 좋다.
조금만 생각을 바꿔 보면 훨씬 부부관계가 부드러워진다. 말할 때 힘만 조금 빼고 부드럽게 한다면, 순한 말은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지고 희망과 평안과 자유로움을 준다. 힘들고 어려워도 마음속에 여유를 만들어 내 마음도 행복하고 남에게도 힘을 주는 말을 많이 해야 한다.
“사랑해.” “응, 그래, 알았어.” “들어 보니 일리가 있네.”
“미안해, 내가 이해를 잘 못한 거 같아.” “당신이 우리 집 기둥이예요.”
“우리 아들(딸), 엄마는 너 때문에 살 맛 난다.” “당신, 장모님 닮아 요리 솜씨 끝내준다.”
“어머님, 아가씨가 세련된 거 어머님 닮아서 그런 거 같아요.”
칭찬은 고래 뿐 아니라 내 아내, 내 남편, 내 자녀, 내 부모 모두를 춤추게 할 것이다.
말이 따뜻하면 듣는 사람도 행복하지만 먼저 내 마음도 따뜻해지고 행복해 진다.
말하는 나도 기분 좋고, 듣는 사람 기분도 좋아지는, 행복하단 생각이 팍팍 나도록 해보면 좋겠다. 기분 좋은 말을 들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부드럽고 행복하게 말할 것이다.
행복 바이러스가 퍼져나가 너도 나도 행복에 전염될 것이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니라.”( 잠언 25 : 11)
부부가 하나 되는 일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배려하고 이해하고 연습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각박하고 정이 메말라가는 이 세상 속에서 우리 모두의 가정이 소통과 행복이 넘쳐나는 천국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김영숙 권사
• (사)가정문화원 원장
• 반포교회 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