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에세이] 의사 이일선 목사님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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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법석이다. 지방에 의료진이 대폭 부족해서 문제가 있다며 대 개혁의 차원에서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들끓고 있다. 지방의료진 부족이 의사 수효의 물리적 증원으로만 해결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닐지 모르겠으나 모든 것이 서울 편중이 심한 우리나라 형편에서 볼 때 의료진의 문제는 좀 더 심각한 것 같다. 지방에 가지 않으려 하고 개업할 장소를 서울 등 대도시만 선호하는 의사의 수효가 아무리 많은들 지방의 의료공백 문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본다.

오늘 우리교회에서는 창립목사인 이일선 목사님 일생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잘 알려진 이일선 목사님은 1945년 11월 18일에 신일교회를 창립하시고 교회를 성장시키다가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고 그들을 위한 목회를 하기 위해 울릉도로 떠난다. 서울 한복판의 신일교회가 잘 성장되고 있을 때인데 그곳을 친구 목사에게 맡기고 열악한 섬 울릉도로 목회하러 떠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더구나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병원을 운영하러 떠난다는 것은 그야말로 살신성인의 정신이 아니고는 어림없는 일이다. 

의사이며 목사인 이일선 목사님은 울릉도에서 한센병 환자의 치료라는 의료사업도 뿌리를 내리고 목회도 성공한다. 그 일생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는 세미나를 마치고 새삼스럽게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래 의사는 바로 이런 사랑이 샘솟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의료진의 서울 편중이라는 문제로 의대 정원확대라는 긴급처방을 내놓은 정부의 입장이 딱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의사들은 반대라니 더더욱 기가 막힌다.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우리야 알 수 없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기독교인 천만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사랑을 실천할 의사가 그리도 부족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일선 목사님,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할 의사 후배들은 어째서 못 기르셨나요? 그런 풍토도 미처 못 만들어 놓으시고 말입니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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