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천문학자 에드맨드 헬리(1656~1742)는 지구에 큰 재앙을 내리는 것으로 여겨지는 ‘혜성의 공포’가 무지(無知)의 소산이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하늘의 혜성 못지 않게 인류에게 공포의 대상이던 바다에 대해서도 남반구 하늘을 측정해 성도(星圖)를 만들어 무사고(無事故)항해를 했고, 최초로 대서양과 태평양의 자기(磁氣) 지도도 작성해 18세기 항해가들에게 무지(無知)소산의 해양 공포를 제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에드먼드 핼리는 바다에 대한 도전(挑戰 Challenge)이라는 신념이 있었다. 그러나 해저(수중)탐사의 공포를 해결하려는 에드먼드 핼리의 해저 탐사 도전은 날개와 아가미가 없는 인간에게는 우주공간 못지 않은 가혹한 환경임을 깨닫게 했다.
그럼에도 에드먼드 핼리의 도전을 계승한 사람이 나타났다. 영화 타이타닉과 아바타를 제작한 제임스 캐머런 영화감독이다. 그는 2012년 유인잠수정을 타고 1만898m 마리아나 해구까지 도전적 탐사를 했다.
제임스 캐머런은 지구에서 가장 깊은 해저를 혼자서 탐사한 심해(深海)도전도 했다. 지구상의 가장 깊은 바다는 북태평양 괌 인근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딥(Challenger Deep)’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깊이는 에베레스트 산 높이보다 더 깊어 해저 약 11km에 달하고, 압력은 무려 1천100기압에 이르며, 한 줄기 빛조차 전혀 없는 곳이다. 1960년 유인잠수정 트리에스호를 탄 2명이 20분 정도 머문 것이 유일했을 정도로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던 이 곳에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은 혼자서 내려갔다.
제임스 캐머런을 모험을 좋아하는 탐험가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캐머런의 이력을 보면 그의 독특함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영화 데뷔작인 ‘터미네이터’부터 최근작인 ‘아바타’까지 그의 영화에는 신기한 해양기술들이 많이 응용됐다. 해양과학에 대한 그의 큰 관심이 잘 드러나고 있다. 캐머런의 심해도전은 무려 7년을 구상해 온 프로젝트였다. 그는 오랜 친구이자 해저탐사팀의 수석 엔지니어인 론 앨럼과 함께 수직으로 강하하는 유인잠수정 딥 챌린저호를 설계했고 자신이 실제로 조종간을 잡고 세 시간이 넘게 심연의 바닥에서 다양한 생물과 지구 환경을 3D 카메라로 촬영했다.
제임스 캐머런의 탐사팀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크레이그 벤터 연구소, 와카야마 대학 등 세계 유수의 해양과학자들과 함께 심해 생태계와 해저 생물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함께 진행하였다. 21C는 육상 광물자원이 점차 고갈되어 가는 육지 자원의 한계가 각국(해양탐사인재)들로 하여금 바다(심해)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는 세기다.
뉴욕타임스는 21세기 심해 광물자원 경쟁을 19세기 미국에서 금광이 발견된 서부(西部)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려든 골드러시에 비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마이클 톨리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오징어 모양 로봇인 ‘스퀴드봇(Squidbot)’은 부드러운 표면을 가지고 있어 산호초 주변에 섬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센서로 방향 전환도 쉽게 할 수 있고 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독일 막스플랑크 동물 행동연구소 연구팀은 길이 45m, 질량 800g의 로봇 물고기를 활용해 군집(群集)을 이루어 유영을 하는 물고기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로봇 물고기는 혼자 유영할 때보다 떼지어 같이 헤엄칠 때 에너지 소비가 뚜렷하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저런 해양 프론티어 과학기술을 예시하면 잠수(潛水)기간 중 해중(海中)통신, 심해저 석유생산시스템개발, 해수우라늄회수장치개발, 해양온도차발전, 해양미생물 발견등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공해(公海)의 심해 자원개발에 있어 국가가 주도하는 공해개발보다 글로벌 탐사기업 등 민간이 해당 국가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타이타닉호 발굴에 결정적 기여를 한 미국 해저탐사 회사인 오디세이 마린 익스플로레이션은 솔로몬제도 등 카리브 해안 국가들과 직접 해저탐사 계약을 맺었고 2천여 제곱 마일의 파푸아뉴기니 심해를 20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 본격적인 발굴에 들어간 캐나다 노틸러스 미네랄 회사에 따르면 이곳의 추정 매장량만 금 10톤과 구리 1만2천500톤에 이른다.
각국이 심해 해저 광물자원 개발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최근에 해저에서 거의 1개월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해저탐사 기술과 해양 지리학은 계속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김동수 장로
•관세사
•경영학박사
•울산대흥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