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고 옷깃을 여미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한 달이 훌쩍 가 버렸다. 한해의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두들 바쁘고 긴장되게 살아온 한 달이 아닌가 싶다.
아이들은 상급학교 진학으로 가슴 설레는 한 달이기도 했다. 대학 입시를 치른 아이들은 합격할 수 있는 곳에 원서를 쓰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시기이기도 했다. 어른들도 아이들 못지않게 몰두해서 작전을 짜듯 원서 쓰기를 해냈을 것이다. 지금도 계속 중이다.
이럴 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좀 달라야 할텐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아니, 제대로 잘 하고 있는 분들이 더 많겠지만 사람들 눈에 그 다른 모습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아 답답한 것이 솔직한 심경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각각의 달란트를 주셨다. 태어날 때 이미 각자는 소중하게 임무를 가지고 태어났다. 우리가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주위를 살펴보라 여러 가지 재주와 능력을 다 가진 사람이 있던가? 없다. 세상을 살다보면 모든 것을 다 갖춘 사람도 만나기 힘들다. 부유하면서 다른 것도 다 갖춘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 가난하지만 건강하고, 부유하지만 병약하고, 부모가 승승장구 했지만 자식은 그만 못하고 등등 이루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천태만상이 우리네 삶의 모습이 아니던가?
바꾸어 말하면 최소 몇 가지씩의 감사할 일들을 다 갖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그 기준을 감사할 일에 두지 않고 부족한 것에 대한 불만에 잣대를 들이 대고 있을 뿐이다. 아이들의 진로를 정할 때 하나님께 먼저 여쭈어 보고 그 아이에게 맞는 곳, 아버지의 뜻에 함당한 곳으로 정하도록 인도해 주시라는 기도를 먼저 드려야 하는데 대부분이 성적에 맞춰서, 세속적인 기준으로 볼 때 더 좋은 곳으로 선택의 자를 들이대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것이 우리들 현실인 것 같아 가슴 아프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삶을 언제나 관장하시고 책임져 주신다. 믿고 맡길 때 비로소 들어 주시는 어른이시다. 우리는 정해 놓고 기도하지 말고 옳게 정하도록 도와주시라고 기도해야 한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