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불화와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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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다. 가족 간에 불화가 생기면 그 가족들은 의욕을 상실하고 살아갈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엄마 아빠가 자주 싸우면 자녀들이 의욕을 잃고 가출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부부간이나 형제간에 불화가 발생하는 주요한 원인의 하나는 경제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가정불화가 심하면 법정에 나가 다투는 일까지 발생한다. 형제간에 경제문제로 수년간 싸우다가 가족관계가 단절되는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정의 확대가 국가라고 했다. 나라 일을 맡아 처리하는 국가의 공직자들, 특히 국민의 대표자로 국민이 뽑아 세운 국회의원들이 여야 진영논리에 휩싸여 자기주장만 되풀이할 때, 국가적 손실이란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여당의원이나 야당의원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선 국민의 대표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심(私心)을 버리고 국정을 처리하기보다는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정쟁(政爭)에 휩싸여 정파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할 때 국가적 손실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국민은 국가의 주인이다. 주인은 주인다운 행세와 역할을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주인의식을 망각하고 노사문화에 휩싸여 국가의 전체 이익보다 오직 소속 노조들의 이익에만 몰두해 임금투쟁에 주력하고, 요구대로 되지 않으면 파업을 단행한다면 결국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기업가가 상당한 영업 이익을 내고 있으면서 노동자들에게 부당한 대우나 임금을 착취하는 경우에는 기업가를 지탄하는 노동자들이 투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침체 되어 있는 경우에도 계속 임금 상승투쟁을 벌인다면, 그런 기업은 결국 문을 닫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실업으로 인한 손실뿐만 아니라, 기업의 재기마저 어려운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

이웃 나라 간에도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그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컨대, 한반도는 미‧일‧중‧러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다. 오늘날 한‧미‧일 체제가 공고화됨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와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짐에 따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러시아나 중국과의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고 손실을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북한과 남한과의 관계 악화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반도에 위치한 남‧북한은 떼어놓으려고 아무리 술수를 부리는 세력이 몸부림쳐도 역사적 전통성과 민족적 전통성을 갈라놓기 어려운 지정학적 숙명의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김정은 정권은 남‧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만들려고 갖은 꼼수를 다 부리면서 핵무기와 미사일로 공포 분위기 조성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이 광복 후 오늘날까지 적대행위를 빈번히 조성하다가 한때는 평화통일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오늘날에는 또다시 적대행위를 자행하는 저의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것은 북한의 의도가 남북한 통일보다도 오직 북한 체제 유지에만 안중에 있기 때문이다. 광복 후 오늘날까지 남북한의 불화와 갈등으로 발생한 손실이란 헤아리기 어려운 정도의 천문학적 숫자에 이를 것이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 교우들에게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갈5:15)고 하였다. ‘불화는 파괴를 낳지만, 화목은 건설을 낳는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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