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세 가지 싸움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자연과 자연과의 싸움입니다. 둘째, 인간과 인간끼리의 싸움입니다. 셋째, 자기와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가장 중요한 싸움은 내가 나하고 싸우는 싸움입니다.
‘레미제라블’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장발장이라는 한 인간을 등장시켜 마음에서 빚어지는 선한 자아와 악한 자아의 내적 투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선한 장발장이 악한 장발장을 이기는 용감한 정신적 승리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마음은 선과 악의 싸움터입니다. 나의 마음속에는 항상 두 자아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용감한 나와 비겁한 나, 커다란 나와 조그마한 나, 너그러운 나와 옹졸한 나, 부지런한 나와 게으른 나, 의로운 나와 불의의 나, 참된 나와 거짓된 나. 이런 두 자아가 마음속에서 항상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나하고 싸우는 이 싸움은 인간의 자랑이며 영광인 동시에 고뇌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이 싸움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위대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태초 이래로 인간의 마음속에는 선과 악의 싸움이 있어 왔고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선과 악의 싸움은 곧 영적인 싸움입니다. ‘악’은 언제나 믿음의 사람들을 넘어뜨리려 합니다. 신앙생활은 내 마음속에 믿음의 나와 그렇지 않은 나와의 대립된 국면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싸움에서 패배하면 신앙생활이 무너집니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다니엘의 세 친구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도 이런 상황에 부딪혔습니다. 이들은 다니엘과 함께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왔습니다. 포로임에도 왕의 인정을 받고 총애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더러 금 신상에게 절하라고 합니다. 눈 한 번 질끈 감고 절하면 크게 출세를 보장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혹독한 신체적 고통과 함께 죽임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 모든 것을 거부했습니다.
전천후라는 말은 기후와 관련된 용어입니다. 어떤 기상 조건에도 자기의 기능을 다하는 것을 뜻합니다. 예컨대 비가 오건, 눈이 오건, 날씨가 춥건, 덥건 가리지 않고 맡은 기능을 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전천후 신앙이라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평안할 때나 위태할 때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믿는 신앙입니다. 다니엘의 세 친구가 보여주었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신앙입니다. 조건을 따지지 않습니다. 상황을 따지지 않습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내 소원을 이루어주시면 하나님을 많이 섬기고 그렇지 않으면 형식적으로 믿거나 적게 섬기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한결같은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닭 3천 마리를 잘 키워 2천997마리를 팔고 본인이 먹기 위해 3마리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손님이 찾아와 한 마리를 잡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닭을 잡아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그것은 닭에게 문제를 내서 맞히면 살려주고 못 맞히면 잡아먹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이제 닭 세 마리를 불러놓고 그런 사정을 얘기하고 닭들에게 동의를 얻어 문제를 냈습니다.
먼저 첫째 닭에게 질문을 합니다. “2 곱하기 5는?” “10입니다.” “통과.” 다음 닭에게 묻습니다. “2 곱하기 7은?” “14입니다.” “통과.”
마지막 셋째 닭에게 묻습니다. “365 곱하기 27 나누기 3은?” 이 질문에 셋째 닭은 곰곰히 머리를 굴리면서 계산하다가 화를 심하게 내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야! 이놈아! 물 끓여라.”
왜 본인에게만 그렇게 어려운 문제를 내느냐는 것입니다. 부당하고 억울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한 마리를 잡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불공정한 문제를 낸 것입니다.
역사를 보아도 인생사를 보아도 때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잘 섬기고 있다가 말도 되지 않는 부당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세상을 살면서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신앙생활도 다 저버리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전천후 신앙은 다니엘의 세 친구와 같이 하나님께서 내 소원을 들어주시지 아니하실지라도 하나님을 배반하지 않겠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신앙입니다.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는 것은 신앙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조건을 따지지 않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전천후 신앙을 굳게 품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 복된 역사를 이루어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강승춘 목사
<주영교회, 총회부흥전도단 지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