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같이 뒹굴고 더듬어도 미투에 걸리지 않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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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 배우자상이 시대 따라 다르고, 남녀성별 따라 다르다. 남자들은 보이는 외모가 중요하다. 남자들은 첫째 조건으로 아름다운 몸매나 용모를 꼽는다. 첫눈에 반하는 미인 밝힘증이 있다. 시각이 발달해 사랑이나 감정이 눈을 통하여 발동이 걸린다. 그래서 남자는 누드에 무너진다. 반면에 여자는 경제력이나 스펙이 중요하다. 내용물이 알차야 한다. 외모가 그럴듯한 깡통보다는 학벌과 재력, 직업 등 실속이 있어야 한다. 

이상적인 최고 신랑감으로 고인이 된 송해 씨라는 농담이 있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90세 넘어서까지 지방공연을 하며 돈을 벌어오는 남자. 둘째, 주중에 2~3일씩은 집을 비워 주는 남자. 셋째, 각 지방 특산품을 매주 선물로 받아오는 남자. 즉, 늙어서까지 돈도 벌어오고 주중에 2~3일씩은 집을 비워주니 주부로서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세상이 달라졌다. 아내 모시고 살기가 참으로 힘든 세상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버겁다. 그래서 졸혼이라는 말이 생겼고 황혼이혼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내 아내가 나에게 아부성 멘트를 하며 다가온다. 

“당신 최고야, 여자들이 원하는 남성상이 있는데 당신은 그런 조건에 모두 모두 패스야.”

갑자기 뚱딴지같은 소리에 어리둥절했다. “입에 침 발랐어? 그 조건이라는게 뭔데?”

“20대는 무엇보다 남자는 멋이 있어야 해. 송중기같이 멋있는 남자가 최고지. 콩깍지가 씌었지. 당신도 옛날에는 그런대로 괜찮아보였잖아. 그리고 30대는 좋은 직장이나 경제력이 있어야 해. 뭐니 뭐니해도 돈이 있어야 해. 요즘같이 경제가 팍팍하고 어려운 때 더욱 중요하지. 거기에 ‘사’자가 붙은 신랑감이면 금상첨화야.”

“나는 ‘사’자가 없잖아.” “아니야 당신은 확실히 ‘사’자야. 학사, 석사, 박사에 사장까지 하니 온통 ‘사’자 투성이네!” “해석도 좋다.”

“그리고 40대는 자상하고 부드러워야 하고, 50대는 건강하고 힘을 쓸 수 있어야 해. 60대는 집을 비워주는 사람이래. 70대는 연금이 나와야 하고, 80~90대는 그저 살아만 있어줘도 고맙데. 늙어서는 남편이라도 있어야 말벗이 되고, 무시당하지 않으며 의지가 되고 안정이 된다고. 그러니 당신은 모든 조건이 다 충족되고 패스야 패스! 더욱이 당신은 80대인데도 아직 현업에 있으니. 80대에 일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당신은 세계 10대 불가사의 중 하나야.”

오래 살다 보니 참 희한한 일도 있다. 중년 들어 억세지기 시작하여 그렇게 빡세기까지 했던 내 아내가 노년이 되니 제정신이 들었나 보다. 내 아내가 조금 철이 들어 그런가 아니면 개과천선하고 회심을 했나? 상냥해지고 남편 용비어천가까지 읊으니 말이다. 

어쨌든 나는 늦게나마 개과천선한 그 아내가 좋다. 황혼 끝날까지 영원한 한편이고 손잡고 걸을 수 있는 여자. 의지가 되며 같이 뒹굴고 더듬어도 미투에 걸리지 않는 사람은 아내밖에 없으니….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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