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여니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코끝을 스친다. 아아 이 바람, 얼마 전까지 무덥기만 해서 이러다가 여름으로만 세상이 바뀌는 것 아닌가 할 정도의 짜증이 밀고 올라왔는데 어느덧 이리도 시원한 바람이 불다니 역시 모든 일은 하나님이 하셔야지 사람이 아무리 용을 써 봐야 헛수고임을 깨닫는 순간이다.
이만하면 시원해지는 걸 그렇게도 안달을 하고 못 견뎌 했던 자신이 한 없이 부끄러워진다. 어디 날씨뿐이겠는가? 세상만사가 하나님 손에 달리셨거늘 우리의 모든 일이 어찌 내 손에 달렸으랴.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일은 되고 허락하시지 않는 일은 아무리 힘을 쏟아도 헛수고 임을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했건만 마음이 도로 그 자리일 뿐이다.
이제 곧 수확이 시작된다. 자연의 수확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는다. 심은 대로 거두기도 하지만 수고와 수확이 항상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심지 않으면 거둘 수 없고 열심히 가꾸지 않으면 수확이 시원치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나름 열심히 가꾸었는데 수확이 시원치 않을 때 사람은 실망하고 시험에 들기 쉽다.
자신의 생각에는 열심을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결과가 시원치 않을 때 더 낙담하고 실의에 빠진다. 여기서 우리 예수님의 제자들은 자신의 특권을 꺼내 써야 한다. 지금 이 상황에 주님께서 내게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시는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내 노력과 결과가 정비례하지 못했다면 그 안에 분명한 주님의 뜻과 말씀이 숨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입시생을 둔 부모들은 마음이 바짝바짝 조여지는 때가 되어간다. 추석이 지나고 어물어물 하다 보면 대입 수능 시험이라는 거사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여기서 부모가 할 일은 성적이 오르게 해 달라고 정해 놓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 뜻대로 저 아이에게 선하게만 해 주시라고 두손 놓고 기도하시기를 감히 권하고 싶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목표를 정하고 기도하는 것을 원하시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전권을 인정하는 우리의 신앙을 더 중요하게 보시는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때가 되면 시원한 바람을 보내시는 것과 모두 같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