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유형에는 ‘든 사람’, ‘난 사람’, ‘된 사람’이 있다고… 그땐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도 하며 어릴 적에 이런 사람이 있다고 배웠다.
어른이 되고 보니 ‘든 사람’도 ‘난 사람’도 ‘된 사람’도 많고 ‘못 된 사람’도 많다. ‘든 사람’은 학식과 견문이 넓은 사람일 것이고, ‘난 사람’은 말 잘하고 처세술이 좋아 명예로 이름이 난 사람일 것이고, ‘된 사람’은 지식이나 말은 좀 부족해도 모든 사람들에게 덕이 되며 인격이 훌륭하여 존경 받는 사람일 것이다. ‘든 사람’, ‘난 사람’도 좋지만 ‘된 사람’이 되라고 나는 그렇게 선생님께 배워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한국교회나 사회를 돌아볼 때 ‘못 된 사람’도, ‘쥔 사람’도 있어 세상이 불공평함을 본다. 내가 잘되기보다 남을 더, 내 자식이 잘되기보다 남의 자식이 더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본분이 아닐까? 남이 잘되는 모습을 못 보는 심성은 어디서부터 나온 사람일까? 배우지 못하고 이름도 없고 물려받은 재산도 없이 사회에 발 디딜 곳 없는 선한 사마리아인 같은 사람들은 어디에 속할 것인지 자문자답해 본다.
최근 전국장로회연합회 49회 총회가 폐회되었다. 한 세기의 절반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장로회 연합기관이다. 전국 3만 3천여 회원이 참여하는 단체로서 배운 그대로 ‘난 사람’도, ‘든 사람’도, ‘된 사람’도 많은 곳임에는 틀림없다. 이제는 하나님의 공의 앞에 모든 것 내려 놓고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코로나 시대에 세상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일에 집중하는 난 장로와 든 장로와 된 장로의 모습만 보이면 참 좋겠다.
요즈음 코로나 시대에 외출을 삼가하고 집 콕 하게 되면서 트롯이 대세이다. 영탁이라는 가수의 ‘찐이야’라는 노랫말에 나오는 것처럼 ‘찐찐찐찐 찐이야 완전 찐이야 진짜가 나타났다 지금…’, ‘요즘 같이 가짜가 많은 세상에 믿을 사람 당신 뿐…’ 한국교회의 어려운 현실 앞에 진짜가 나타나 교계와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들이 참말로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야 한다고 신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불의를 보고도, 알고도, 감시나 문제를 방치한다면 깊은 병에 빠져들고 부패하는 사회로 이끌게 될 것이다.
언론의 사명에는 부정과 부패를 고발하고 합리적 의심과 병든 사회를 빨리 정화시키는 역할과 책임이 있는 정론지가 살아있을 때 그 사회는 깊은 병에서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장로신문이 그 위치와 정체성을 알고 바른 장로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정론지로서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의 전반전은 연습이고 훈련이었다면 후반전에는 결과를 내고 꽃을 피워야 할 것이다. ‘든 사람’, ‘난 사람’, ‘된 사람’ 중 어떤 유형으로 이름을 남길 것인가? 동숭교회 원로장로 김건철 장로의 이름이 떠오른다. 그는 ‘든! 난! 된!’ 사람의 세 가지 유형 모두를 가지고 있는 존경할 만한 분이다. 9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항상 기뻐하고 날마다 기도하고 모든 일들에 감사하는 신앙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찐 된!’ 사람이라 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피난민으로 이 땅에 정착하여 온갖 어려움 속에 바르게 회사를 운영하여 모은 재산으로 이곳저곳 어려운 곳이라면 기부행위로 값도 없이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혼란과 위기는 이제 교회를 넘어 우리 모두의 현실 앞에 있다. 이웃이 없으면 나도 없게 된다. 장로회가 바로서지 못하면 장로가 있을 이유가 없다. 제49회 전국장로회연합회 주제는 “복음으로 살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이라고 한다. 사회의 중심에 서 있는 장로들은 한마디로 어른이다. 어른다워야 한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그러해야 한다. 복음으로 살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로 인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인생의 후반전을 멋지게 통과하는 지혜로 살아가자. 주신 이도 하나님이요 거두신 이도 하나님이시다. 한번뿐인 내 인생 교계와 사회를 향한 선한 역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