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포럼] 종전선언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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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평화’이다. 실현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평화’라는 말로 국민들을 현혹시켰고 선거에서 승리했다. 집권 이후에도 정치 구호로서 평화를 입에 달고 다닌다. 그러나 국제무대에서 힘도 없도 능력도 없는 문 정부의 입장에서는 구호에 불과하다. 평화의 진정한 의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남침도발야욕을 포기했을 때에만 가능하다. 문재인이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비핵화의 중재자 역할을 자청했지만 3년이 되도록 한 발자국도 진전되지 못했고 오히려 조롱거리만 되어왔다. 미북 정상회담과 판문점회담까지 3차례나 회담을 갖고도 해결하지 못한 것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고수함으로써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은 평화프로세스를 만들어 놓고 ‘종전선언’을 하자고 유엔총회 기조연설(영상, 2020.9.23)에서 주장했다. 북한의 주장을 대변한 것이다. 그러나 종전선언을 하면 평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믿고 속아 넘어갈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순서가 틀렸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을 하려면 먼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무력시위나 도발을 중지해야 하며 남북이 상호 신뢰를 갖고 진정한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이런 사실이 확인되면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고 전쟁 당사국과 정전협정 서명국 간에 평화체제를 상호인정하고 전쟁이 끝났음을 재확인하는 절차가 종전선언이다.
북한은 휴전 이후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적화통일의 야욕을 포기하거나 전략을 바꾼 적이 없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고도의 첨단무기를 개발해 한국을 압박해 왔다. 지난 10월 10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한밤중에 벌인 무력시위는 좋은 사례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핵전쟁을 위협하고 있는 한 종전선언은 시기상조이며 위선에 불과하다. 문 정부도 이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으로 비핵화를 이루고, 평화협정까지 체결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겠다는 생각은 ‘착각’이거나 국민기만에 불과하다. 북한의 기본전략은 『종전선언→ 평화협정→미군철수→남북협상→연방제 실현→적화통일』의 순서대로 가겠다는 대남전략에 한 치의 변화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종전선언에 목을 맬 것이 아니라 평화체제 구축에 힘쓰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2018년 9.19군사합의 이후 우리 대한민국은 전방 DMZ 내 GP를 일부 허물고 군구조개편이라는 명분으로 군을 해체하기까지 했다. 2022년까지 군 병력을 61만 명에서 50만 명 수준으로 감축하고 2개 군단 7개 사단을 해체하는 작업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러다가 전쟁나면 우리만 다 죽는 것 아니냐고 걱정이 태산 같다. 또 해체부대의 주변 국민들은 ‘부대해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사안들은 실질적인 평화 구축과 거리가 먼 ‘안보해체’에 해당된다. 우리의 상대인 북한은 눈 하나 꿈쩍도 않고 있는데 우리만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종전선언이나 평화체제 구축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 정부가 북한에 무슨 약점을 잡혀있는지 꼼작도 못하고 있다. 국민들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철책선이 뚫려 북한군의 귀순자가 수시로 발생해도 현장에서 발견하지 못하고 국민에게 사과만 하는 군, 우리 공무원이 서해 해상에서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죽는 수모를 당해도 북에 대해 한마디 항의도 못하는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은 답답하기만 하다. 정전협정 위반 사례가 수없이 반복되고 있는데 종전선언을 하겠다는 정부의 진의는 과연 무엇인가!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동맹국과 3년 동안이나 합동군사훈련을 중지시킨 정부를 믿어도 되겠나? 이제라도 9.19군사합의를 파기하고 실질적인 안보체제를 재정비하자.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하자.

배영복 장로<연동교회>
• 한국예비역기독군인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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