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제퍼슨의 미국독립선언문은 정부의 권력에 대한 권한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며 어디까지 미쳐야 하는지에 대한 공적 약속이다. 그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받은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권리에 대한 권리로서 정부는 이 천부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통치행위를 실천하는 조직이다. 그러므로 모든 통치의 규정은 국민의 동의에 의해 수립되어야 하며 통치의 과정은 합법적이어야 한다. 이 엄정한 통치행위를 위임받아 국민의 생명권과 자유권과 행복권을 지키는 일에 선택된 한 사람이 국가 지도자이다.
우리나라의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도 이일을 위해 선출된다. 우리 대통령의 임기가 9개월 쯤 남은 시점에서 대선에 도전하기 위해 출사표를 내고 있는 정치인들의 행보가 뜨겁다.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출마를 선언하고 정치행보에 뛰어든 사람들도 있다. 이 뜨거움이 낯선 것은 아니나 그 힘든 지도자의 길을 선택하고 그 험난한 과정에 기꺼이 뛰어드는 용기가 대단해 보이기까지 한다. 과거 대선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던 모 정치인은 이 한 몸 불살라 이 나라의 정치를 바로 잡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다시 대선에 뛰어들 의사를 내비쳤다. 그뿐 아니다. 대선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마다 이 나라를 염려하며 국민들의 천부적 권리를 책임지겠다고 단언한다. 아마도 이 뜨거운 여름이 막바지에 이를 때쯤이면 이 거센 깃발의 나부낌도 잠잠해지며 각 정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질 것이다. 오늘 이 뜨거운 정치의 계절에 과연 누가 자기가 속해 있는 정당이나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의 생명과 자유와 행복을 위한 책임을 다 할 수 있을까 관심과 기대와 소망을 품고 더욱 간절하게 기도하게 된다.
얼마 전에는 현 정권에서 고위 공직에 있던 모 장로님이 대선 후보로 결심을 굳히고 출마를 선언했다. 한 언론은 그 장로님이 출석하는 교회에서 주일 예배 때 선포한 느헤미야에 대한 말씀을 언급하며 “느헤미야에 대한 설교를 들었다”고 썼다. 느헤미야가 허물어진 이스라엘을 재건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새롭게 서도록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 기사를 썼을 것이다. 참으로 우리는 느헤미야와 같은 지도자를 꿈꾼다. 느헤미야처럼 조국의 패망을 아파하고 식음을 전폐하기까지 하나님께 기도하는 지도자,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여건을 최대한 살려 이스라엘의 재건의 기회와 힘으로 삼았던 지도자, 주변 국가의 정세와 반대자들의 악의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기반으로 한 발짝 앞선 지혜와 기개로 대처했던 지도자, 현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앞장서서 이끌어갔던 지도자, 백성들의 필요와 신음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해결하고 자신의 녹을 포기하면서까지 백성들에게 혜택을 베풀었던 지도자, 그리고 그 모든 통치의 결론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예배하는 절기의 꽃으로 피어나게 했던 지도자, 그런 지도자가 바로 느헤미야였다.
국가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우리 삶의 안전장치이다. 이스라엘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왕정을 허락하셨고, 인류는 끊임없이 변형을 통해 국가의 체제를 발전시키며 오늘에 이르렀다. 우리나라가 선택한 민주주의는 여러 형태의 수정 보완된 국가 체제 가운데 현재로서는 가장 우량한 국가 체제임에 틀림없다. 이 민주주의의 원리와 원칙 안에서 국민 모두의 안녕을 책임질 차기 대통령은 느헤미야와 같은 사람이기를 꿈꾼다.
손신철 목사
<인천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