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순리적 사고의 존중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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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매일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기에 가족과 친지와 사회인들과 만나고 소통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런데 때로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들이 있어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가족 간의 갈등, 특히 부부간에 소통이 되지 않으면 황혼기에 이르러 헤어져야 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일생을 동행하던 친구도 신뢰를 지키지 않고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할 때, 일생의 우정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 함께 정치 활동을 하던 동지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어느 날 갑자기 배신하고 자기주장에 사로잡혀 일반적 상식을 깨고 권력에 눈이 어두울 때, 동지 관계가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생각의 차이 때문이다.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라온 환경, 부모와 친구, 더 나아가 교육을 받아오면서 형성된 가치관의 이질적 사고 때문으로 생각된다.

17세기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고 일컫는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R. Descartes)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것은 인간은 사유적(思惟的) 존재라는 것이다. 깊은 사고 없는 행동은 시행착오를 유발할 것이다. 합리적 사고 없는 행동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근대에 살면서 전근대적 사고에 사로잡힌 사고만을 반복할 때 시대의 낙오자가 될 것이다. 오늘날은 탈이념시대로써, 우리는 좌와 우를 넘어 순리적 사고를 통해 실리를 추구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시대를 맞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념에 사로잡혀 불통과 독선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한반도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토록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북한에서는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집하면서 백두혈통만이 권력을 장악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 착각의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 더욱이 국가 주요 지도자들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99% 참석에 100% 찬성투표를 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과연 이런 현상이 순리적 사고인가? 18세기 이탈리아의 근대 역사철학자 비코(G. Vico)는 역사는 순리(corso)와 역리(recorso)의 투쟁과정 속에서 발전한다고 하였다. 헤겔(G.W.F. Hegel)은 정반합(正反合)의 원리에 의해 결국 합리적이고 순리적인 것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강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는 것은 순류이다. 흐르는 강물에 둑을 만들어 흐르는 물을 막으면 역류현상이 발생한다. 둑에 강물이 넘치면 결국 막은 둑이 터지기 마련이다.

성서에는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 일 듯 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지 말라(롬 1:27)”라고 기록되어 있다. 만일 어느 가정에 아들 하나가 있는데 동성애를 찬성해 다른 남자를 여자 애인처럼 사랑한다면서, 그 아들이 사랑하는 다른 남자와 결혼할 터이니, 인정해 달라고 부모에게 요청할 때, 부모의 마음은 아마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지경일 것이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 애인과 결혼하는 것이 자연법적인 순리다.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가 결혼하는 것은 역리다.

대한민국에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자가 당선되었다. 그런데 청와대 용산 이전 문제, 안보 및 고위 공직자 임명 문제 등을 놓고 신‧구 세력 간에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자기 입장만 내세우지 말고, 상대방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대국적 견지에서 순리적 사고로 접근한다면, 난제들이 풀려질 것이다. 따라서 진정 어느 주장이 객관성 있는 순리적 사고인가를 냉철하게 생각해 그것을 상호 존중하여 배려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상호 공존‧공영 의식을 가질 때, 희망적인 나라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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