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인용되는 구약의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약시대부터 금과옥조로 여기며 암송하는 성구들이다.
“세계가 다 내게(=하나님)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이스라엘)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출 19:5)
“너는(=이스라엘) 여호와 네 하나님의 성민이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지상 만민 중에서 너를 ‘자기 기업의 백성’으로 택하셨나니…” (신 7:6)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성민이라. 여호와께서 지상 만민 중에서 너를 택하여 ‘자기 기업의 백성’으로 삼으셨느니라.” (신 14:2)
“여호와께서… 오늘 너를(=이스라엘) 그의 ‘보배로운 백성’이 되게 하시고 그의 모든 명령을 지키라 확언하셨느니라.” (신 26:18)
“여호와께서 자기를 위하여 야곱 곧 이스라엘을 자기의 ‘특별한 소유’로 택하셨음이로다.” (시 135:4)
이들은 이스라엘이 어떤 존재인가를 밝혀주는 말씀들이다. 이스라엘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지상 만민들 중에서 특별히 택하신 ‘선민’이요, 다른 백성들과는 구별된 ‘성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말씀 중에 중요한 키워드(keyword)가 있다. 그것은 히브리어로 ‘세굴라’라는 말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그의 ‘세굴라’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한글 성경에는 ‘세굴라’를 ‘내 소유’ ‘자기 기업의 백성’ ‘보배로운 백성’ ‘특별한 소유’라고 모두 다르게 다양하게 번역했다. (이는 앞으로 개정성경에서는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세굴라’(segullah)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세굴라는 ‘한 개인이 사적(私的) 갖고 있는 보물과 같이 아끼는 소유물’이라는 말이다. 영어로 표현하면 personal treasured possession이다.
다윗 왕은 무명의 마을 베들레헴의 목동 출신으로서 이스라엘의 왕위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모든 것을 다 성취한 다윗이었으나, 한가지 못 이룬 것이 있었다. 그것은 성전만은 건축하지 못한 것이다. 성전 건축을 염원했던 그는 죽기 전 성전 건축에 필요한 모든 물자를 마련해놓았다. 뿐만 아니라 그의 사재까지 다 내어놓았다. 역대기의 기록을 읽어본다. “성전 건축을 위하여 준비한 모든 것 외에도… 내가(=다윗 왕) ‘사유한’ 금, 은으로 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드렸노니, 곧 오빌의 금 3000달란트와 순은 7000달란트라.” (역대상 29:3-4) 다윗 왕은 성전 건축을 위해 그가 ‘사유한’ 금과 은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1달란트는 약 34kg이다. 금 3000달란트는 약 100톤이 되고, 은 7000달란트는 약 240톤이 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양이다.) 여기서 ‘사유한’이라고 번역된 말이 ‘세굴라’이다. 국고(國庫) 재산이 아니라, 다윗 왕 자신의 개인적 사유재산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세굴라’라고 부르셨다. 하나님 자신의 아끼는 소중한 소유물이라는 뜻이다. 이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느냐 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며, ‘이스라엘 우월주의’(particularism)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말이다. (Particularism은 이스라엘 우월주의, 이스라엘 우선주의, 이스라엘 중심주의 등 여러 가지로 번역된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