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땀과 수고로 충성하는 일꾼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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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의 씨앗이 봄 햇살과 촉촉한 봄비에 싹을 틔웠다. 농부는 가을을 위해 정성을 다한다. 바람도 막아주고 햇볕도 가려주고 맛있는 거름도 주며 가을을 꿈꾼다. 한 알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햇빛을 보기까지, 씨앗은 두꺼운 껍질을 벗기고 태양을 향해 딱딱한 흙을 밀치며 돌 짝을 피해 햇볕과 따뜻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몸부림 쳤을 것이다. 씨앗 속에 간직한 양분은 그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 했을 것이다.

그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동안, 햇볕과 바람이 새로운 힘이 되어 뿌리를 내리고 잎을 피우는 내내,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오묘한 역사가 경이롭기만하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듯하지만, 이 자연의 원리는 한순간도 쉼 없이 계속된다. 씨앗은 수분을 만나 잠자던 생명에서 깨어나고 햇볕과 바람을 만나 잎을 피우고 줄기를 키우고 마침내 꽃을 피우는 이 놀라운 생명의 연속이 하나님의 세상이다. 여기에 하나님은 더 좋은 열매를 위해 그들을 돌보는 농부의 땀과 수고를 더하셨다. 농부는 더 좋은 가을을 위해 세찬 비바람과 해충들 온갖 잡초들을 제거하며 한 그루의 나무를 위해 땀 흘린다. 그러나 그 수고만으로 좋은 열매를 얻는 것은 아니다. 

농부는 하나님과 동업한다고들 한다. 무슨 뜻일까? 때를 따라 내리는 비, 적당한 바람, 무엇보다 중요한건 좋은 햇볕이다. 농부의 수고와 하나님의 도우심이 함께해야 좋은 농사를 만든다는 말이 아닐까? 어디 이뿐이랴. 주님은 가정도 교회도 세상 모든 곳곳이 하나님의 나라요, 주의 백성들이 풍요로운 세상에 살기를 원하신다. 주님은 우리에게 약속하신 이 땅의 하나님의 나라가 더 풍성해지도록 복주셨다.

오늘 우리에게도 더 풍성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우리를 교회의 일꾼으로 부르시고 땀과 수고로 충성하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를 돌보는 자로, 가르치는 자로, 섬기는 자로, 세우셨는데 게으른 농부처럼 실망한 가을을 맞이하지는 않을까? 이 세상의 수많은 일들을 우리가 다할 수도 다 책임질 수도 없다. 불확실한 세상에 사는 다음 세대 우리 아이들, 늙어가는 교회, 줄어드는 가정들, 끊임없이 계속되는 갈등, 분열, 전쟁, 그 외에도 수많은 일들 속에서 주님이 원하시는 풍성한 세상을 위해, 우리는, 메마른 땅에 물을 주든, 무성한 잡초를 뽑아주든, 햇볕이 잘 들어오게 가지를 잘라주든 주어진 일에 충성하라 주님은 말씀하신다. 좋은 열매가 어디 나의 힘으로 맺힐까? 큰 나무가 나의 힘만으로 자랄까? 오늘도 농부는 풍성한 가을을 기대하지만, 농부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그분이 하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늘 내가 맡은 일에 충성하는 것이 오늘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

윤보근 장로

<서울동북노회 장로회 회장·광릉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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