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하나님의 권속’인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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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이 많은 재료를 넣어 마련한 것은 아니었지만, 온 식구가 큰 양푼에 밥을 비벼 수저를 넣고 서로 경쟁하듯 맛있게 음식을 먹던 기억이 새롭다. 생각해보면 그때가 바로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 17:1) 하신 잠언의 말씀이 실현되던 현장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는 그 양푼에 수저를 넣은 사람들이 한 권속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밖에서 상처받고 지친 영혼이 위로를 얻고 재충전하는 곳이 사랑으로 하나가 된 권속 공동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곳마저 아픔을 주는 곳이 되어버린다면 사람들은 어디에서 쉼과 위안을 얻을 수 있겠는가?

성경을 보면, 그리스도인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지은 하나님의 집에 속한 “하나님의 권속”이라고 말씀하신다(엡 2:19).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가족 곧 식구라는 의미이다. 그렇다. 우리는 하나님이 정한 경계인 세례를 통해 하나님의 영토(나라) 안으로 들어와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하나님의 권속이 되었다. 그 권속의 구성은 예수님이 우리와 형제가 되고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가 되신다. 물론 예수님은 하나님의 친자이시고 우리는 하나님의 양자이지만 말이다. 하나님의 권속이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집에서 함께 소리 내어 주님이 가르쳐주신 주의 기도를 한 목소리로 올려드리며 우리가 하나임을 고백한다. 

그러나 하나님 권속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마음에 꼭 새겨야 할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것은 아버지의 이름을 오용하지 않고 내 뜻을 아버지의 뜻이라고 우기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지점의 의미를 바르게 인지하지 못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권속이면서 하나를 이루지 못하고 둘로 나뉘어 서로를 미워하고 저주하며 흉하게 싸우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고, 내 뜻을 달성하기 위해 하나님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능하신 하나님을 내 좁은 생각 안으로 끌어들여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 제2차대전에 참전한 독일군들이 “Gott mit Uns”(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라는 표어를 전투모에 달고 전장에 나간 사실은 익히 잘 알려진 바이다. 이는 자신들이 목적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악용했던 한 예라 할 수 있겠다.

하나님의 권속이 된 우리는 신령한 공동체의 구성원답게 하나님이 기뻐하실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의 생각을 옮겨가야 한다. 분열이 아닌 하나 됨을 향해, 다툼이 아닌 서로 사랑하는 평화의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한 신학자는 “하나님이 우리를 성만찬에 초대하는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영원한 하나님의 잔치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동작을 배우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했다. 필자는 이 표현 가운데 ‘하나님의 잔치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동작을 배우게 하려는 것’이라는 말이 참 감명 깊었다. 

예배를 드리고 성찬에 참여하며 장차 우리가 천국에서 행하게 될 몸짓을 배우는 곳인 교회는 하나님의 권속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권속인 교회는 불화의 씨가 움트지 못 하게 하고 “서로 사랑하라” 가르치신 예수님의 새 계명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하여 교회는 모두가 천국의 몸짓을 잘 배우도록 도와주고 인도하는 거룩한 곳이 되어야 한다. 이 일에 앞장서야 할 대상이 바로 목사와 장로가 아닐까 생각하며, 우리를 하나님의 권속으로 받으신 하나님을 찬양할 따름이다.

이홍술 목사

<총회 규칙부장, 평화로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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